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장마로 북한 일부 지역의 과수원에서 병충해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숙천, 평원 지역의 과수농장 곳곳에서 과일나무 병해충 피해가 포착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황해북도 사리원, 황주, 봉산지역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소독약과 구충제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상기후 현상까지 겹쳐 문제가 커졌다”면서 “과일나무에 병해충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난으로 인해 방제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잇따른 장마로 다습한 날씨가 이어져 병충해가 극성을 부린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실제, 기상청 기상자료 개방 포털에 따르면 황해북도 신계, 사리원, 평안남도 양덕 등지에 지난달 초부터 어제(5일)까지 크고 적은 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개성의 경우 한 달여 동안 지난해 강수량의 약 68% 정도인 537.1mm(7월 10일~8월 4일 기준)의 비가 내렸다.
또한 방제를 할 수 있는 농자재가 없어 제대로 대처를 못 하고 있는데도 당국은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부는 자체로 식물성 천연향료를 주요성분으로 하는 살충제를 개발해 사용하라고만 한다”면서 “이에 각 농장이 자체 개발한 농약을 분무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체 개발한 살충제가 소용이 없다 보니 결국 주민들이 동원돼 병해충 피해 방지 사업에 나서고 있다”면서 “방학 기간을 보내던 학생들과 여맹원, 노인, 지역주둔 군인들까지 동원돼 손으로 해충을 구제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고 덧붙였다.
평안남도와 황해북도 이외에 평안북도, 황해남도, 강원도 등지에도 폭우가 지속되고 있어 농작물의 병충해 피해는 다른 지역에도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도에 비가 집중되고 있어 올해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국경을 폐쇄한 북한은 비료 및 농약 수입에 제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일반 화학 농약이 아닌 자연 친화적인 미생물, 식물성 농약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지난 5월 “농업성 중앙식물방역소에서는 화학농약보다 원가가 적게 들고 유기농법도입에서 의의 있는 생물 농약 생산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천적에 의한 병해충 구제 방법의 도입에서 나서는 문제들에 대한 기술적 지도를 짜고 들고(빈틈없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