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확량 저조한데 “군량미는 계획대로 상납” 농민에 강요

소식통 “군량미 50%도 내기 어렵다 밝히자 당위원회가 농민들 감금”

추수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북한 주민들이 추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올해 쌀 수확량이 지난해 보다 적어 군량미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각 협동농장에 수확량이 아무리 적어도 무조건 계획만큼 군량미로 상납하라고 강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동농장 관리인들이 계획의 절반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자 최소한 군량미 계획의 70% 이상은 상납해야 한다고 강요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안남도 문덕군 당(黨)위원회가 협동농장 관리위원장들을 모아 놓고 무조건 계획의 70% 이상을 당에 바치겠다는 서명을 하게 했다”면서 “당위원회가 서명을 하지 않으면 귀가시키지 않겠다고 해 회의에 참석한 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리 당위원장들은 꼬박 이틀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노동당 군사위원회의 군량미 수급에 대한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군당위원회가 협동농장 관리위원장들과 리당위원장들을 소집하면서 이뤄졌다. 회의에서 군당위원회 간부들은 ‘당의 지시대로 계획된 군량미 상납을 한 알도 허실없이 무조건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강요에 농장 간부들은 난색을 표했다. 바로 “올해 농사작황으로 볼 때 100%는 불가능하고 50%도 상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군당위원회 간부들은 강경책을 내놨다.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하고 계획의 70% 이상을 납부하겠다고 서명해야만 귀가 조치하겠다고 맞섰던 것이다. 이렇게 서로 양보 없는 대치 상황이 약 50시간 동안 이어졌다.

농장 관계자들이 군당위원회 간부들과 대치하는 동안 회의장에는 난방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식사나 물도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북한 협동농장들은 해마다 정해진 할당량의 군량미 납부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수확량이 부족해도 무조건 계획량만큼 상납하는 것을 당연시 해왔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수확량이 적어도 어쩔 수 없이 계획만큼 납부하겠다고 서명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농장관계자들의 반응이 완강했다”면서 “그만큼 올해 수급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올 수확량은 지난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곡창지대 수확량 지난해보다 적어…가을걷이도 빨리 결속”)

매년 수확철이 지나면 군량미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군인들과 쌀을 적게 납부하려는 농장원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는데 지난 10월 평안남도 자산 농장에서는 군부대 관계자들과 농장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면서 군인들이 실탄을 발사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농민에게 실탄을 겨눈 군인이 처벌되기 보다는 오히려 ‘애국미’ 확보를 위해 잘 싸웠다며 표창과 승급이 이뤄져 농민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을 두고 농민들은 정말로 납부할 쌀이 없는데 어떻게 계획량을 채우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제 우리도 악만 남았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올해 쌀 수확량이 저조함에 따라 군량미를 확보하려는 군 당국과 농민들 사이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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