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맹원 40여명 삼지연 공사 투입 포착… “김정은 동원 지시 때문”

삼지연 동원
혜산시 여맹원들이 트럭을 타고 삼지연 공사 현장으로 동원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3단계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양강도 삼지연 건설 현장에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원들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8일 혜산시에서 40여 명의 여맹원들이 트럭을 타고 삼지연 건설장으로 갔다”면서 “(김정은) 위원장 동지가 삼지연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데 대한 방침 하달에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혜산시 여맹이 일부 인원을 차출해 삼지연으로 보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이 이날 본지에 보내온 사진 속에는 눈이 쌓인 도로 위를 트럭이 여맹원을 가득 싣고 위태롭게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삼지연은 김 위원장 일가를 상징하는 백두산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 북한이 혁명성지로 선전하는 곳이다.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 전 완공하기 위해 부족한 건설 인력을 동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해 9월에도 여맹에 총동원령을 내리고 한 달간 삼지연 건설 현장에 투입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삼지연 건설 동원 기피 만연한데…北, 여맹에 ‘총동원령’ 하달)

다만, 이번 동원이 혜산시에서만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전국적으로 동원령이 내려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삼지연시 꾸리기 3단계 공사
삼지연시꾸리기 3단계 공사장. /사진=노동신문 뉴스1

갑작스럽게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여맹원들과 이를 지켜본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평불만이 터져 나왔다. 숙식 여건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동원된 여성들의 불평불만이 대단했다”면서 “강제로 끌려가다시피 한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는 소리가 넘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수단과 방법으로 삼지연 건설 동원에서 벗어난 다른 여맹원을 향한 질시와 푸념도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동원된 여성들이 돈을 내고 나가지 않은 사람들을 가리키며 ‘역시 돈이 최고다’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신세타령을 했다”며 “바라보는 주민들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동원된 여성들은 공사장 주변의 정리 등 가벼운 업무부터 건설자재를 치우는 작업까지 여러 일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에 동원된 여성들은 가두(전업 주부) 여맹원들인 만큼 주로 건물 내부를 청소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벽돌 나르기 작업이나 건물 안에 들어가서 건설자재를 치우는 일 같은 조금 힘든 일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밤낮없이 일하는 북한 특유의 건설방식 ‘속도전’으로 인해 동원된 여성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가능성도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