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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 전역에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비(非)사회주의 그루빠(비사회주의 행위 적발 그룹) 검열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소식통들은 중국 통신망을 이용한 서울-혜산 직접 통화에서 다음달부터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까지 2차 검열이 진행되며 이미 검열그루빠가 혜산에 도착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양강도에서는 지난 8월부터 두 달여 동안 1차 비사그루빠 검열이 진행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단속하기 위해 당 중앙에서 인민보안성과, 보위부, 검찰 등과 합동으로 검열대를 구성해 지방에 파견하고 있다. 이 검열대를 통상 비사그루빠(그룹)라고 부른다.
1차 검열에서는 휴대폰사용자, 소형 라디오 소지자, 음란영상 보유자, 한국영화 알판(VCD) 보유 및 시청자, 불법월경을 중계한 자, 귀금속 및 각종 밀수 행위자, 중국TV를 보는 자에 대한 단속이 주를 이뤘다.
북측 정보에 밝은 양강도 혜산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1차 검열에서 단속자가 수십명이 나왔는데 공개총살 같은 것은 없고, 죄가 중한 자는 추방이나 교화소(교도소)를 보내고 경미한 자는 노동단련대에 보냈다고 한다.
검열기간 중범죄로 지목된 인원은 약 50여명 정도라고 한다. 소식통은 노동단련대 체벌을 받는 사람들과 벌금형을 받을 사람들까지 따지면 그 수가 양강도 전체로 수백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강도 전체가 쑥대밭이 된 것이다.
소식통은 1차검열은 주로 중국과의 국경연선에 인접한 인민반들에 대해 집중검열을 진행했다고 하면서 2차 검열은 혜산시의 모든 인민반들에 확대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다시 긴장상태라고 했다.
대북지원단체 ‘좋은벗들’도 “양강도 혜산에서는 이번 비사회주의구루빠 검열에 걸려 감옥에 갇힌 주민들이 30여명에 이른다. 당국은 취급해야할 대상자가 많아 혜산시의 비사 검열 기간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연장이 아닌 2차 검열로 방향이 모아졌다.
특히 2차 비사검열에서 “중국휴대폰을 사용하는 자들은 간첩으로 취급 한다”는 말이 나돌아 당분간 휴대폰 사용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비사그루빠의 검열방식은 주민들로부터 자술서를 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검열대는 매 가정마다 세대주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놓고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무조건 5건 이상 쓰라고 지시한다.
검열대 간부는 “너의 죄에 대해서는 쓰지마라. 그러나 다른 사람의 비법행위는 무조건 5건 이상 써야 한다. 여기서 진술한 것은 모두 비밀에 보장된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아는 것이 없다고 진술을 거부하지만, 5건을 진술할 때까지 귀가시키지 않고 당에 충실하지 않은 죄를 묻겠다고 닥달하면 결국 주변 사람들의 비법(불법)행위를 밀고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방법으로 검열을 하면 주민들은 자기와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부터 밀고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진술이 모아지면 상당수의 불법 행위가 발각된다고 한다. 이러한 검열이 한 번 더 진행된다고 하니 양강도 일대가 술렁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소식통은 전한다.
소식통은 “그루빠가 남한 드라마 알판을 단속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약은 진료소 가서 타라며 기초 약품까지 못팔게 하니 단단히 화가 난다”면서 “사람들이 필요한 약을 사자고해도 검열대에 밀고할까봐 약 장사꾼들이 아는 사람 이외에는 약품을 팔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루빠 놈들이 사람들을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면서 “백성이 살자고 그러는 것인데 서로 밀고하게 만들어서 지금은 옆집 사람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