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나무 못 구해 난방 못 하는 가구, 함남 OO군 전체 약 18%”

북한 주민들의 월동용 구멍탄. /사진=데일리NK

일부 북한 주민들이 석탄과 나무를 구하지 못해 혹한의 겨울을 난방 없이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자재가 부족하기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난이 주 원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도(道) 안의 일부 도시와 농촌 마을에 난방을 위한 석탄과 나무가 부족하다”면서 “이 때문에 주민 중 일부가 난방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 군(郡) 인민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 군 전체 가구의 약 18%가 난방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대체로 농촌에 거주하고 있었고, 일부는 읍(邑)에 거주 사람들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에서 석탄을 직접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주민들은 석탄, 물, 진흙 등을 배합해 만든 구멍탄을 주 난방 연료로 사용한다. 석탄을 확보하지 못한 주민들이 구멍탄 제조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자재부족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석탄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현재 시장에 석탄이나 연탄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주민들은 돈이 없어 사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방역을 빙자한 전면 (국경) 봉쇄로 시장이 위축된 것이 (난방 연료 부족의) 중요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멍탄을 찍을 석탄을 살 능력이 안 되는 가정에서는 장작이나 마른풀로 난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것마저도 부족해 난방을 못 하고 추위에 떨고 있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구멍탄을 대체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에서 구멍탄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난방 연료는 나무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는 산림법을 개정해 주민 및 기업소의 도벌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살림법 개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녹화사업에 대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 때문에 도벌에 대한 단속과 처벌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대한 공포로 인해 주민들이 산에서 난방용 나무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어는 곳에서도 난방 연료를 구하지 못하는 사면초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른 난방 연료인 프로판 가스, 석유는 석탄보다 가격이 비싸 대도시에서나 사용된다. 경제난을 겪는 주민들이 이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전기를 이용한 난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북한의 상당수 가정은 난방과 취사를 겸하고 있어 난방 연료 부족은 취사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