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반대로 가는 평양…중심구역 아파트 가격 급락

평양과 평성 아파트 수만 달러 하락, 황금알 신화 깨지는 초유사태

평양 과학자거리 아파트 내부. /사진=북한사이트 류경 캡처

서울은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정부가 긴급대책까지 발표한 데 반해 평양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북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해온 평양, 평안남도 평성의 고급 아파트 가격이 8월부터 하락세를 보여 일부 지역은 7월 말 가격 대비 30% 이상 폭락했다.

평양의 중심지역인 중구역 및 대동강 주변 아파트는 올해 6월까지 20∼30만 달러(이하 면적 230m2)를 유지해왔다가 8월 거래 기준으로 5만 달러 이상 빠졌다.

평양 중심가 아파트 가격은 2016년 10∼11만 달러, 지난해 20만 달러를 돌파해 올해 초에는 호가(呼價)가 30만 달러까지 뛰었다.

지방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더 가파르다. 올해 초 10만 달러를 넘어섰던 평안남도 평성시 중덕동과 역전동 아파트 가격이 8월 말 기준으로 7만 달러로 주저 앉았고, 최근에는 5만 달러에도 거래가 부진하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부터 내리기 시작해 평성까지 가격이 속절없이 내려갔다”면서 “돈주들이 모여 사는 고급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도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자 실수요자들까지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서 돈 있는 사람들(돈주나 간부층)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파트 투자이고, 상당한 돈벌이도 보장해왔다. 이에 소식통은 “아파트를 지으면 돈을 버는 세상이었는데 최근 평양과 평성의 아파트 가격 하락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데꼬(중개업자)들은 손전화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을 파악하고 거래하기 때문에 대도시 아파트 가격 변동이 지방에 금새 영향을 준다”면서 “평양과 평성이 이렇게 떨어지면 다른 지역도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소개했다.

북한 부동산 가격은 1990년대 이후 시장 활성화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시장을 통해 성장한 신흥부유층인 돈주들뿐만 아니라 생활이 안정된 대도시 주민들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것이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이었다.

2000년대 들어 당국의 아파트 건설 지시를 받아 자재와 인력을 대 개인 아파트를 배정 받는 등 조연에 불과했던 돈주들이 김정은 체제가 본격 출범한 2010년대 이후 주택 규제 완화와 평양 10만호 건설 등 아파트 건설 붐을 타고 가격 상승을 이끌어왔다.

근 10년간 불패 신화를 자랑해왔던 북한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돈주들의 투자 심리 위축과 건설 경기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해 “평양에도 려명거리를 포함해 대규모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물량이 많아졌고, 장사가 안 돼 자금이 부족해진 사람들이 아파트부터 팔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공급 물량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외에도 대북제재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남북관계 변화가 주민들의 경제 전망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아파트 가격은 내려갔지만 ‘데꼬’로 불리는 중개업자들은 여전히 활발하다”면서 “데꼬들은 ‘이번이야 말로 고급 아파트를 살 기회’라면서 주택 구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돈주들은 아파트 건설을 투자 대비 이윤이 가장 좋은 사업으로 보고 자금을 집중 투자해왔다. 만약 부동산 투자 열기가 식을 경우 북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그동안 평성에서는 뼈다구 아파트(인테리어 시공 전)만 세워도 30% 이문을 남길 수 있었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해 투자가 감소하면 여기에 관련된 사람들은 큰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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