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건설 동원된 인민반장들 “차라리 단련대나 교화를 가지…”

열악한 노동 조건에 몸서리…"새벽 4시 일어나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작업"

북한선전
삼지연군 읍지구 건설현장에서 선전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 5월 중순 평양에서 열린 시·군 인민위원장 회의 직후 각 지역 인민반장들이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최근 복귀한 인민반장들에 의해 건설 현장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실태가 상세히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지난 8일 돌아온 인민반장의 증언에 따르면 돌격대는 물론이고 동원된 주민들 모두 천막생활을 하고 있다”며 “워낙 동원된 사람이 많아 기거할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사람들은 잠자리가 불편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인민반장을 통해 전해온 삼지연 건설 동원 인력들의 일과와 현장 분위기는 이렇다.

삼지연군 꾸리기 사업에 동원된 인력들은 일반적으로 새벽 4시에 기상해 바로 현장에 나가 일을 하고, 오전 9시에야 비로소 아침 식사를 한다.

아침은 현장에서 먹는 ‘운반식사’ 형태로 해결하고 있는데, 수준이 형편없어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강냉이(옥수수)쌀에 밀가루를 섞은 밥을 먹지만 그마저도 양이 너무 적어 배부르게 먹을 수도 없다.

또 오후 12시에 시작되는 점심시간에 잠깐이라도 천막에 가서 쉬려고 해도 이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점심 식사는 아침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먹고, 조금 쉬다가 오후 1시 30분이면 다시 일을 시작한다.

이후 줄곧 작업하고 저녁 식사는 오후 9시에 하는데, 점심과 저녁 식사시간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어 배고픔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그러나 저녁 식사 후에도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당국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실제로 저녁 식사 이후에 또 일하고 새벽 1시에야 겨우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3시간 뒤인 새벽 4시에 일어나 일을 나가야 해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삼지연 건설 현장에 동원된 인력들은 기본적인 잠자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하루 15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갑작스럽게 차출돼 현장에 동원된 인민반장들은 ‘단련대나 교화를 가지, 삼지연에 다시는 안 오겠다’라는 불평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7일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월 중순 시·군 인민위원장(우리의 시장·군수급)들이 평양에 집결해 회의하고 돌아간 뒤 각 지역의 인민반장들에게 삼지연 건설 동원 지시를 내렸으며, 실제 평안북도와 양강도에서 차출된 인민반장들이 삼지연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지연 건설
삼지연군 건설 현장. /사진=노동신문 캡처

한편, 소식통은 삼지연 건설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끔찍한 사고도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최근 혜산 쪽에서 동원 나간 한 주민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 떨어져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면서 “잘 먹지도 못하고 피곤까지 겹쳤는데 야간작업에 동원되니 결국 변을 당하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국가 일을 하다 죽었기 때문에 영웅은 못 되더라도 위에서 조처해서 가족이랑 다 잘살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건설에 동원돼 현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것이니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말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당국의 처리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렀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장 돌격대 지휘관들은 ‘다 같이 먹고 일하는데 왜 그만 죽은 것인가’라며 (사고 원인을) 본인 부주의로 처리했다”며 “심지어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그날로 어디론가 시체를 끌고 가서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 같은 당국의 부당한 조처에 관한 이야기가 삽시간에 퍼졌고, 이를 전해 들은 주민들은 ‘죽을까 봐 무서워서 어디 일하겠나’라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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