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뒤집어진 對美 비난 선전

▲ 성토문을 발표하는 참가자들

<노동신문>은 17일 “조선에서 감행된 미국의 범죄행위를 규탄하는 국제성토대회” 소식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성토대회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성토문’발표, 유엔인권고등판무관에게 보내는 편지 채택 사실도 전해 주민들의 반미의식 고취에 앞장섰다.

성토문 요지는 ‘6.25한국전쟁은 미국이 도발한 것’이며, ‘5.18광주사건 진압지령도 미국이 내렸다’는 등의 왜곡된 내용을 토대로 했다. 더욱이 90년대 중반에 벌어진 북한의 수백만 대 아사의 책임도 미국에 있다고 덮어 씌웠다.

<노동신문>은 또한 대회참가자들 명의로 된 편지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에 보냈다는 소식도 전했다. 유엔인권위원회가 미국에게 조선전쟁의 책임을 묻기 위해 재조사를 실시하고 응분의 보상을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성토대회는 지난 13일부터 이틀 동안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의 자주적 평화통일지지 세계대회’ 끝마당에 나왔다. 이번 대회에는 ‘조선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연락위원회’, ‘국제민주법률가협회’, ‘국제민주여성연맹’ 등 국제민주단체가 참가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이번 성토문은 국제 사회에서 반미(反美)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국을 규탄하려는 목소리를 높여 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성토문에 기재되어있는 내용을 보아도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6.25 한국전쟁은 김일성이 일으키지 않았는가?

먼저 6.25한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 미국이라고 규정했다. 6.25전쟁이 “미국이 감행한 조선전쟁(1950~1953년) 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유엔의 기발을 도용하여 감행된 것으로서 천 년을 두고, 만년을 두고도 씻을 수 없는 대 범죄”라고 규탄했다.

북한의 주장은 미국이 전쟁을 도발하고도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할때까지 이 사실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넘겼다는 것이다.

성토문은 또한 “광주에서 인민봉기(1980년)가 일어나자 미국은 남조선군을 사촉하여 5,000여명의 시위자들을 탱크와 장갑차로 깔아 죽이고 대검으로 찔러 죽이었으며, 여성의 유방을 칼로 도려내어 죽이고 임신부의 배를 가르고 태아를 꺼내 죽이기까지 하였으니 그 참상을 더 말해 무엇 하랴” 고 격앙된 주정토로를 구사하기도 했다.

수백만의 아사자를 낳은 것은 김정일의 무책임 때문

더욱이 북한은 300만 명 이상의 대아사를 초래했던 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도 미국 때문에 진행된 것이라는 얼토당토한 거짓말을 했다.

성토문은 “조선인민이 피눈물을 뿌리며 ‘고난의 행군’, 강행군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도, 오늘 조선반도에 일촉즉발의 정세가 조성되고 핵 참화가 눈앞에 박두한 것도 바로 미국 때문이 아니었던가” 하는 논조도 엮어나갔다.

대 아사 기간에 죽은 사람들이 미국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소리가 아닌가?

90년대 중반 벌어진 대 아사는 철두철미 민생을 돌보지 않고, 수령개인우상화에 치중했던 김정일정권에 의해 빚어진 대 참사다. 금수산기념궁전에 수억만 금을 쏟아 붓지 않고, 옥수수를 사왔어도 대 아사까지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 아사가 계속 되던 90년대 중반 북한주민들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기증한 구호미를 먹고 살았다. 그 나마의 사망자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국제사회의 구호미가 있어서다.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두고 북한정권은 주민들과 일부 국제사회에 사실을 호도하여 이 모든 책임을 미국에게 넘겨씌우려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6자 회담이 벌어지던 지난 7월 미국을 비난하는 빈도를 자제해왔다. 4차 6자 회담이 결렬되고 향후 핵 문제에 큰 짐을 안고 있는 북한이 지금에 와서 반미운동을 재개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여러 가지로 짐작이 간다.

더욱이 명백해진 것은 북한이 회담이 결렬될 때마다 상투적으로 이용하는 반미선전과 대외정책에서 겉과 속이 2중 선전을 해온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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