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속 동료·초상화 구한후 사망한 北여대생

북한의 노동신문은 29일 화재 속에서 동료 학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은 김철주사범대학 유경화(18) 학생을 ‘영웅’으로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유 양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수여했다.

이날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유 양을 ‘선군조선의 장한 딸’이라고 찬양했다.

2003년 봄 어머니가 다녔던 김철주사범대학 음악미술학부에 진학한 유 양은 매일 아침 교정에 있는 현지교시판과 김일성 주석 및 김 위원장의 초상화를 청소하는 일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학업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그를 보고 기숙사 동료들 조차 그가 언제 자고 일어나는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음악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손풍금(아코디언) 연주도 지도 교수로부터 “연주 수준은 일정하게 올랐지만 음악에서 시대의 정신이 맥박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피나는 연습 끝에 짧은 기간에 장족의 발전을 이뤄내 교수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교우들을 아끼는 그의 마음도 남달랐다.

한번은 치마 저고리가 맞지 않아 애를 태우는 친구를 보고 그 학생이 잠든 사이 바느질로 저고리를 고쳐 주기도 했다. 또 농촌지원을 나갔을 때도 그는 갑자기 발생한 열병으로 고생하는 학생을 위해 밤새 간호를 하기도 했다.

그런 유 양에게 재앙이 닥친 것은 올해 초. 동료 학생들과 실습을 나간 곳에서 모두 곤히 잠에 빠져든 한 밤중에 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그는 불길이 치솟자 건물 구내에 있는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초상화를 먼저 구해내 솜 동복에 정성스럽게 감싼 후 동료가 잠들어 있는 각방을 돌면서 그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기에 질식된 동료학생 2명이 이미 정신을 잃고 쓰러져 그대로 놔두면 불에 타 숨질 위기의 상황이었다.

유 양은 도저히 위험해 구출할 수 없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불길 속에 뛰어 들어가 한 학생을 먼저 끌어내고 나머지 학생까지 밖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순간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그는 1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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