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강에 기형아 수두룩…주민들, ‘지역에 핵시설 존재’ 말해”

[분강 노동자지구 실태①] 소식통 "정치범들, 지하갱도서 핵 관련 활동 노역 中"

<편집자주>북한에는 통제구역이 존재한다. 사상적인 문제가 있다고 당국이 판단한 이른바 정치범들을 수용하고 있는 ‘관리소’와 풍계리, 영변으로 대표되는 ‘핵시설’ 등이다. 이곳은 이동의 자유가 금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쥐도새도 모르게 처형이 일어나는 등 각종 인권 유린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데일리NK는 일각에서 핵시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분강’의 실체와 현지 주민들의 삶 등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北 평안남도 영변군에 위치한 핵시설. /사진=연합

평안남도 영변군 분강(分江)리노동자구. 북한이 인정한 영변과 풍계리 외에 미국이 의심하는 제3의 핵시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중 하나다. 본지는 분강리노동자지구(이하 분강지구) 실태를 소상히 알고 있는 내부 소식통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분강지구의 실태 및 현지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유가 북한이 공개한 영변과 풍계리 외에 미국이 다른 핵 시설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분강도 이에 포함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 제3의 핵시설 중 한 곳으로 분강이 언급되자 분강지구 내 우라늄 농축 시설(HEU) 존재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 됐다. 이에 국방부는 “분강은 시설이 아니고 영변 내에 있는 일부 지역의 지명”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자연상태에서 방사능을 방출하는 우라늄 특성상 광산 주변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두기 마련이어서 인접 지역인 박천군의 광산에서 채광한 우라늄을 분강에서 정련하고, 농축까지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영변 핵 단지의 북서쪽에 위치한 분강지구는 197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과학자들과 핵 관련 시설 건설을 위해 제대 군인들이 집단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분강지구에는 물리전문대학이 위치해 있으며, 분강과 인접한 지역인 박천군의 광산에서 채광한 우라늄을 정련 가공하는 기업소가 여러 개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분강지구 주민들은 우라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핵기지’라는 단어는 사용하고 있으며 분강지구 내 핵기지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우라늄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핵기지라는 말은 한다”며 “핵기지 때문에 방사선 물질이 나오고 또는 내보내서 이렇게 기형아가 많아졌다고 얘길한다”고 전했다.

[아래는 소식통과의 일문일답]

핵시설이라고 하면 먼저 경비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모습인가.

“특별 인원들이 경비를 서는 모습이다. 일단 입은 군복을 보면 인민보안성(경찰)도 아니고 그냥 인민군도 아니고, 보위원들도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분강지구 울타리를 지키는 군인이 따로 있고, 분강지구 내에서도 군부대 기지도 따로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닫긴 구역(통제구역)이고, 초소가 여러 개 있지만, 물론 경비가 의외로 허술한 측면도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담배 한 막대기(보루)면 이곳에 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분강지구 내 어떤 시설이 있길래 이렇게 민감하게 통제하는 건가?

“물리대학이 있고, 관련 연구소도 있다. 이걸 숨기고 싶지 않겠나. 여기서 분강물리대학은 머리 좋은 사람만 간다. 각 지역에서 명석한 사람들이 갑자기 없어지면 거기로 간다고 하더라. 분강물리대학은 원래 2년제였는데 4년제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 핵개발을 더 심도있게 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론 모르지만 그렇지 않겠나. 분강지구 내에서도 핵기지에 다니는 간부, 연구원, 기술자들은 따로 문화주택 지어서 산다고 들었다. 그곳 사람들은 계속 중앙당에서 선물이 내려온다고 한다. 꿀이나, 사향, 남성 정력제 같은 약도 중앙당에서 나온다더라. 한마디로 잘 먹고 잘 입혀주면서 하나의 업무에 집중하게 만드는 셈이다.”

– 그렇다면 분강에 핵시설이 있다고 볼 수 있나.

“분강 안에 핵시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핵 시설이 몇 개인지 정확한 개수는 모르지만 한 두 개 정도가 아니라 많다고 알고 있다.”

– 주민들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당연히 알고 있다. 지역에 ‘기형아’가 많은데, 이를 두고 핵시설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또한 핵시설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좀 깨어있는 간부들은 분강을 떠나려고 한다. 돈을 주고서라도 자식들은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 기형아가 많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달라. 

“다른 지역은 언청이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언청이도 많고, 입 틀어진 사람, 눈썹 없는 사람, 난쟁이도 많고,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육손이도 여럿 있다. 완전 뼈만 있는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은 더 빨리 늙고 수명도 짧다. 보통 50살 되면 죽는다고 한다. 30, 40대가 이빨도 다 빠지고 뻔대(대머리)인 사람도 많다.”

핵시설 때문에 결국 ‘죽은 땅’이 된 것 아닌가. 

“심지어 그쪽에 청천강이 있는데, 거긴 물고기가 아예 없다. 주위에 풀도 안 자란다.”

핵시설에서 나오는 폐수가 청천강으로 방류된다는 건가.

“그렇다. 청천강이 엄청 긴데, 영변군하고 가까울수록 고기도 없고 풀도 없는데 신안주까지 내려가면 그제서야 뱀장어랑 조개가 있다. 청천강 물은 썩지 않는다. 물을 떠다 놓고 오래되면 썩고 냄새가 나야 하는데 오래 떠다 놔도 냄새가 안 난다. 썩지 않은 건 물에 있는 미생물들이 모두 죽었다는 얘기다. 그 지역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위험한 줄 알기 때문에 그 물 절대 안 먹는다. 거기서 빨래도 안 한다. 분강 사람들은 지하수를 먹긴하는데 그것도 건강에 안 좋다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으니 먹는 것이다.”

핵시설 내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 아닌가. 대체 이 일을 누가 담당하고 있나?

“정치범들, 죽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들이 실제 핵시설이 있는 갱도 안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위험한 일을 한다. 그리고 땅 위로는 절대 못 나온다고 한다. 계호원(교도관)들도 불쌍하다. 그들도 정치범들과 같이 다니면서 죄인생활 하는 거다. 그 사람들은 바깥에 한 번씩 나오는데 비밀 서약서를 쓰고 나오고 그 안에서는 담배도 못 피우게 한다고 들었다.”

– 이런 정치범들이 몇 명 정도 있는지 알고 있나?

“정확히는 모르는데 거기서 일하다 죽어도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계호원들한테 들었는데 인원 걱정은 안 한다고 한다. 그만큼 많다.”

“北정치범, 방사능 노출된 채 풍계리 核실험장서 강제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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