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새해 첫날 아침 전국의 교화소 수인에게 쌀밥과 고기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사회안전성 교화국에서 전국 각 교화소 취장반(취사교화반)에 1월 1일 아침 한 끼를 이밥(쌀밥)에 돼지고기 한 점씩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실제 설날 아침 이밥 한 덩이와 그 우(위)에 얇은 삶은 돼지고기 한 점이 배식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가 명절 중에서도 특별한 날에만 교화소에 쌀밥을 공급한다. 다만 쌀밥뿐만 아니라 고기까지 배급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태양절 110주년(4월 15일·김일성 생일)과 광명성절 80주년(2월 16일·김정일 생일)이 겹치는 올해를 상당히 의미 있는 해로 부각하기 위해 이전부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각각 대규모 열병식과 대사령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 리더십을 선전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 공급도 김 위원장의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과시하려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 당국은 이런 조치가 제대로 집행되는지 면밀 감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교화소 교화과, 감방과, 교화반 지도원, 죄수들 중 잡부, 반장, 조장들은 각 교화반 배식 시 감방 안을 감시해서 다 먹을 때까지 살펴봤다”며 “이는 교화소에서 성행했던 배급된 음식을 다른 것과 바꾸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교화소에서는 배급된 음식 중 일부를 먹지 않고 저장해뒀다가 다른 물건과 바꾸는 경우가 있다. 쌀밥 같은 구하기 쉽지 않은 음식은 더 높은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물물교환할 때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교화국은 쌀밥으로 물물교환을 한 자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내리겠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부족한 자원 속에서 특별히 대규모 정책이 시행되는 만큼 선전 효과를 최대한 만들어 내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교화과는 설날 아침에 이밥을 안 먹고 이를 다른 걸로 바꾸다가 걸리는 경우 3일간 독방에 보내겠다고 말했다”면서 “적발된 교화인이 포함된 교화반은 새해 징벌과제를 3배 부과해 처벌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고 말했다.
한편, 새해 특별 공급에 교화소 내에서는 만족을 표시하는 수인들이 제법 많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교화인들 대사(령) 해준다더니, 1일 아침부터 이밥에 고기 한 점이 웬 말이냐고 놀라는 사람이 많았다”면서도 “감시까지 서면서 처벌한다고 이밥을 지키게 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교화과가 1일 오전 교화소 죄수 급식 후 정형(실태)을 교화국에 보고했다”며 “교화인들은 이날 종일 징벌과제 없이 감방에 누워있거나 강당에 나가서 텔레비(TV)를 시청하라고 해서 그나마 좀 자유로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