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의 붕괴가 다가오고 있다

▲ 89년 루마니아 민주 혁명 당시 모습 <사진:Wikipedia>

북한 붕괴론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제기된 바 있다. 한 번은 동유럽사회주의 국가들이 연쇄 붕괴하던 1989년이었고, 또 한 번은 김일성이 사망했던 1994년이었다. 그런데 두 차례에 걸쳐 등장한 북한 붕괴론은 중요한 오류를 안고 있었다.

당시 북한은 내부적으로 붕괴될 만한 요소가 적었다. 동유럽 국가들과는 정서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너무 멀었다. 북한은 당시 국제공산주의 운동에 거의 관심이 없을 때였고, 극도로 폐쇄적인 국가였다. 따라서 멀리 떨어진 공산당 정권들의 붕괴가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에도 북한은 이미 오래 전에 김정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김일성의 죽음으로 북한이 흔들릴 가능성은 아주 적었다. 두 차례에 걸쳐 등장한 북한 붕괴론은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기된 것이었고, 자연히 붕괴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북 체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모두 약화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북한의 변화와 그 변화가 만들어낸 북한의 ‘현재’가 세 번째 북한 붕괴론을 낳고 있다.

김일성의 사망과 극심한 식량난을 기점으로 북한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주체사상과 조선노동당이 약화되고 선군정치를 기반으로 한 군사독재국가로 변화했다. 둘째, 지도자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이 낮아지고, 인민생활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도 약화되었다. 셋째,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국가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인민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북한에서 주체사상과 지도자에 대한 인민의 충성심은 수령독재 체제의 소프트웨어고, 당과 군대는 북한 체제의 하드웨어라 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진행된 북한 사회 변화의 방향과 내용은 한마디로 북한 체제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약화다.

북한의 장래를 좌우할 중대하고도 근본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외부 정보의 유입과 확산 현상까지 강화되고 있다.

외부 압박, 붕괴 가능성 더 높여

더구나 북한의 미래를 결정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인 북핵문제마저 ‘위험한 교착국면’에 빠져 있다. 북한이 상상을 벗어난 해법을 찾지 못하는 한 김정일 정권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는 점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려운 외부적 요인이다.

현재는 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직접적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당장 무너진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 체제 유지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상과 조직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외부로부터의 압박과 고립까지 계속된다면, 5년 이내에 붕괴될 가능성이 50~60%, 10년 이내에 붕괴될 가능성은 80~90% 정도일 것으로 판단된다.

설사 북한 체제가 5년 이상 유지된다 해도 정치적으로는 빈사상태에서 겨우 유지되는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소모적 논쟁보다 실제 행동 나서야

북한 체제의 붕괴는 반체제운동의 점진적 확산에 따른 체제전복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북한 체제의 붕괴는 외부의 압박과 제재가 김정일 정권의 통제력 상실과 맞물리는 순간 아주 짧은 시간에 통째로 무너져 내리는 형태로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변화가 보여준 중대한 메시지는 북한 체제 붕괴의 시점이나 붕괴 양상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북한의 김정일 체제가 더 이상 북한 인민들의 행복이나 우리 민족의 미래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소모적 논쟁 보다는 북한 체제의 붕괴와 북한의 민주화, 그리고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는 것이 먼저인 이유다.

김영환 논설위원

– 서울대학교 공법학과 졸업
–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조국통일위원회 위원
– <푸른사람들> 회장 역임
– 시대정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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