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자강도 지역의 전력 공급을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달부터 자강도 기업소들이 만가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무기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1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자강도 희천, 성간, 강계 등에 위치한 군수공장에 전기가 하루 8시간 이하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보안 등급이 높은 무기를 생산하는 지하 공장의 경우 하루 최대 8시간까지 전력이 들어오지만 지상 공장은 5시간만 전기가 제공되고 있다.
북한은 극심한 전력난에도 군수품이 생산되는 군수공장은 전력을 우선 공급해왔다.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는 자강도의 경우 평양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북한 전역 중 전력 공급이 가장 원활한 지방으로 꼽힌다.
자강도 전력 공급이 갑자기 축소되자 지역 주민들도 상당히 당황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위(당국)에서 어떤 설명도 없이 갑자기 전력 공급을 줄여 각 군수공장들은 이에 대한 어떤 대책도 세우지 못했다”며 “전기가 오는 시간 외에는 생산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군수공장이 몰려있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된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공작기계공장과 전자전연구소 등이 위치해 있는 평안북도 구성시 일대도 이달 들어 전력 제공 시간이 급감했다.
전력 우선 공급 대상인 군수공장 지대에 갑자기 전력 사정이 악화되자 내부에서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멘트, 콘크리트 등 건설 자재를 생산하는 공장만 연일 만가동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뿐만 아니라 연유(燃油) 대부분을 건설 자재 공장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재 자강도 군수공장들은 발동기를 돌릴 연유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미 상부에서는 연유에 대한 국가공급분 중 30%를 줄일 데 대한 통지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렇게 국가가 제공하는 원료가 감소하고 자력생산의 부담이 증가하면서 각 군수공장들은 올해 생산 계획에 대한 공정지표를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는 전력 및 연유 공급 축소가 올 무기생산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강도는 자체적으로 전력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도 전력배전부는 자강도 민간부문의 전력을 축소하고 이를 기업소로 재편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자강도 군수노동계급도 충분한 문화생활을 누리게 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강계 스키장 확장공사까지 하게 했지만 결국 전기가 부족한 상황이 되자 나라에서 우선시하는 사업부터 공급하고 인민 공급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