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부모 경제격차 대물림 현장 된 중학생 농촌지원 전투

소식통 “4명 중 1명은 돈내고 불참…꽃제비 동원 하루 중국돈 3원”

북중 국경지역에서 포착된 트럭에 탄 북한 학생들. 어디론가 동원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에서도 돈과 힘이 있는 권력층의 왜곡된 자식사랑이 교육현장에 나타나고 있다.  

가을 농촌지원 전투 기간에 소위 간부나 돈주(錢主) 자녀들이 학교에 돈을 내고 농촌지원을 면제 받는 일이 많아지고 있지만, 학교 당국도 지원 전투에 참여한 학생들의 부식 마련을 위해 이러한 현상을 눈감아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삼지연 지구는 9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감자가을(가을 수확)이 시작되었다. 혜산 시내에서 온 중학교 학생 지원자들이 삼지연에 왔는데 대부분 돈 없고 힘 없는 아이들 위주로 돼있다”고 말했다. 

북한 농촌 지원 전투는 국가적 지시사항으로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매년 불참자 비중이 늘어 이제는 거의 4명 중 1명이 돈을 내고 불참하거나 노력을 사서 대신 보내고 있다. 

소식통은 “감자를 캐는 일과 달리 나르는 일은 중학생들 힘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다”면서 “학부모들이 자식들의 투정을 받아주면서 돈을 내고 감자 가을 전투에 자식들을 제외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혜산 시내 중학교는 한 학급이 평균 40명 정도로 구성되는데 실제 농촌 지원에 나온 학생은 30여 명에 불과하다. 부모들은 담임 교원(교사)에게 돈을 제공하면 이 돈으로 참가자들의 부식을 마련하거나 노력을 따로 사서 과업량을 완수해야 한다. 

농촌 지원에서 인원 검사도 하기 때문에 너무 적은 숫자가 작업에 나오면 교육 당국이나 당(黨) 위원회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 담임 교원들은 현지에서 인원을 모집하기 위해 일부 꽃제비(거리를 떠도는 부랑아)에 일당을 주고 불러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들은 꽃제비에게 감자 캐는 일당으로 중국돈 3위안, 나르는 일당으로 중국돈 5위안을 주고 있다고 한다. 

북한판 금수저는 농촌지원을 면제 받지만 흙수저들은 몸으로 때우고, 소위 부모라는 수저도 갖지 못한 꽃제비들은 중국돈 3∼5위안에 자신의 노동력을 팔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지원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학생들도 검열을 대비해 담임 교원의 지시에 따라 주에 한 두 번씩 감자 캐기 현장에 나타나 일하는 시늉을 한다”면서 “잠깐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숙소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농촌지원에 나선 학생들은 부모의 경제적 격차 때문에 하루 종일 노동에 시달리는 자신들의 처지에 불만을 가진다고 한다. 이러한 불만이 부모나 신세 한탄이 아니라 사회적인 불만으로 커질 수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한편, 감자농장은 삼지연에 이른 추위가 닥치기 전에 가을 감자를 끝내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