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1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목적으로 전국에 올해 말까지 수입 제한을 골자로 한 당(黨) 중앙위원회·내각 공동결정서를 하달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결정서의 주요 내용은 크게 2가지다.
일단 필수품 외 수입 제한을 강조했다. 소식통은 “(당국은) 맛내기(조미료) 등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되는 것, 전자제품 등 국가경제에 우선 필요하지 않은 품목들은 축소해서 들여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이런 결정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세계적 사태’ ‘비루스(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명시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우려를 직접 드러냈다고 한다.
이른바 ‘코로나 청정구역’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북한 당국이 외국 상품 수입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민들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가 건설과제 대상 계획을 하향 조정(15→5개)한다고 했다. 올 노동당 창건 75돌(10월 10일)에 맞춰 완공을 계획했던 대규모 건설 과제를 축소한다는 뜻이다.
이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자재 및 자금을 집중하는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은 건설을 유보한 대상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내부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가적으로 수입을 거의 안 하는 정도로 줄이겠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소식통은 또 “장사로 돈을 벌어왔던 주민들이 생계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국경경비대 군인들도 장기간 밀수 차단에 따른 수입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가격 폭등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수입 축소’ 결정에 일부 장사꾼들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민들은 “앞으로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것 아니냐”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심지어 백화점, 외화상점, 수매상점 등지에서도 가격 조정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소식통은 “올해 결혼식 등 대사(大事)가 있는 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오른 가격이라도 지금 사야 한다고 난리다”면서 “전반적으로 지금도 최악인데, 더 최악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