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근맹대회 임박?…맹원들 속에선 ‘1호 행사’ 기대감도

北 재작년 수확고 좋았던 농장 농맹원들 위주로 참가자 구성…마스크·손소독제 지참하고 평양행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북한 일꾼들을 배경으로 “쌀로써 사회주의를 지키자”라는 선전 구호가 보인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4대 근로단체 중 하나인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의 일꾼들이 5년 만에 열리는 제9차 농근맹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수도 평양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져 대회 개최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12일까지 평양으로 올라오라는 포치가 내려져 도 소재지에 모여있던 농근맹 대회 참가자들이 깨끗한 양장 2~3벌과 도별로 보장해준 마스크와 분무식 손소독제를 지참하고 평양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 농근맹 제9차 대회가 7월 초순 수도 평양에서 진행된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정확한 개최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참가자들의 평양 집결 소식이 전해진 만큼 조만간 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9년 계획 수확량을 넘쳐 수행한 단위(농장)의 농근맹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대회 참가자들을 구성했다.

지난해는 자연재해 등의 여파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올해 초 8차 당대회에서 국가의무수매계획 기준점이 2019년으로 설정돼 재작년에 수확고가 특히 좋았던 농장의 농근맹원들을 뽑은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 결론에서 “앞으로 2~3년 어간에 해마다 국가의무수매계획을 2019년도 수준으로 정하고 반드시 달성하며 전망적으로 수매량을 늘여 인민들에게 식량공급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농사에 힘을 불어넣어 2019년 당시의 수매량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주민 식량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이번 농근맹 대회 참가자 선정에도 반영된 셈이다.

이밖에 북한은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 황해북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 등 ‘영도업적단위’나 ‘모심단위’의 농근맹원들과 올해 모내기, 김매기를 제때 끝내 작황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단위들의 농근맹원들도 대회 참가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식통은 “원래 관례대로면 농근맹대회 때 농근맹 위원장들과 리당비서가 같이 올라왔는데, 이번에는 리당비서 뽄트를 절반으로 줄여 농근맹 위원장들을 한 명이라도 더 참가시키도록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이 주민들의 식량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농업에서의 성과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농근맹원들의 역할과 책임감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시기 농업전선은 사회주의 수호전의 전초선이기 때문에 전초병인 농근맹원들과 농업 근로자들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점, 과거 조국해방전쟁 시기에 애국심으로 알곡 고지를 점령하고 전선에 원호미를 보냈던 장산리의 농업 근로자들처럼 쌀로써 사회주의를 지키고 우리 혁명을 보위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적으로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현재 농근맹 조직 내에서는 이번 대회가 김 위원장이 참여하는 1호 행사로 치러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농근맹원들 속에서는 지금 농업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타격방향으로 내세울 정도로 당에서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적어도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은 찍으실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4월, 5월, 6월 각각 개최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대회 때처럼 서한 전달이 현재로서는 유력해 보이지만, 종전 농근맹 대회(2016년) 사례를 보면 김 위원장이 몸소 참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농근맹원들은 이번 대회가 그동안 ‘농포’라고 불려온 치욕을 벗고 자신들을 얕잡아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탈피할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