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北 포전담당제, 농민에 실제 이득이 되고 있나

모내기 전투 중인 북한 주민.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지난해 농업생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포전담당제의 효과 극대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28일 데일리NK 평안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알곡 생산이 애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원인이 농장원의 열의 부족과 선진 농법의 부재라고 보고 농장원들의 의욕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포전담당제의 전면적 구현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포전담당제는 농장원 3~5명이 일정 면적을 맡아 경작하도록 한 김정은 시대 핵심 농업개혁 조치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러한 지시에 대해 농장원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농사가 안 된 원인은 태풍과 이상 고온과 같은 자연재해와 함께, 비료부족과 농자재 부족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자체 해결이 어려운 이러한 문제를 정부가 외면하고 알곡 부족의 책임을 일선 농장에만 돌려서는 농업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별 인구로 따져 본다면 북한은 여전히 농업사회(우리 통계청 기준 농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40%)라고 할 수 있다. 평양 등 도시적인 외관 뒷면에는 궁벽한 시골 농촌 풍경이 펼쳐져 있고, 400∼500만 명의 농민들이 들판에서 허리를 굽혀 일하고 있다.

농민들이 바치는 생산물, 세금, 공물이 이 가난한 나라를 지탱한 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0년간 북한 농민들은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 받아왔다. 땀 흘려 거둔 생산물은 국가와 군대가 가져갔고, 교육과 출세에서 차별 받았고, 삶은 궁핍하고 고단했다.

오늘날 북한의 도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평양은 북한의 그 어느 지역보다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현대화 되고 있다. 광복거리 상업중심, 평양백화점, 창광백화점 등 평양의 화려한 쇼핑몰에서 권력자들과 그의 자녀들은 웃으며 달러를 들고 상품을 고르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와 서구화 되는 소비문화, 택시와 아파트 문화 정착은 변화하는 북한을 보여준다.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예전의 북한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현란한 모습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부와 권력을 차지한 상층과 영세 소외계층, 도시와 농촌, 평양과 지방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북한은 농업 노동력 감소를 우려해 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북한은 농민들이 일자리를 구하러 도시로 집중될 것이 두려워 ‘애국은 고향을 지키는 것에 있다’고 하면서 농민들의 도시 이주를 저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농민들이 도시로 와서 삶을 개선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포전담당제도’를 실시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북한의 정책 계획가들은 다시금 농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한편 정부 정책을 믿고 토지를 대여 받은 농민들은 여름내 피와 땀을 바쳤지만 가을에 군량미와 의무수매계획 분으로 대부분을 떼이고 빈손으로 나앉은 경우가 많다. 올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포전담당제도’의 우월성 강조에 농민들이 더 불안해 하는 것이다.

오늘 북한 농촌의 상황은 노동당 권력의 촉수가 여전히 강력한 힘으로 농민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노동당에 연줄이 든든한 농촌의 간부들이 당에 아첨하며 농민들이 별로 원치 않는 도급의 형태로 시장경제도 계획경제도 아닌 제도를 들고 온 것이다. 그 사이 도시와 농촌의 소득 불평등은 계속 심해지고 있다. 지금 농민들의 바람은 내 토지에서 내 농사를 짓는 것이다. 포전담당제는 이러한 농민들의 염원을 기만하는 것이다.

북한 특유의 부패한 환경 속에서 정치적으로 무력하고, 토지를 빼앗기고, 시골한복판에 새로 들어선 이상한 제도가 만들어내는 피해를 감수하며 농민들은 오늘도 불확실성에 노출된 채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이 상황을 개선하고 소득의 격차를 줄이며, 농촌주민들에게 최소한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로 국제적 신뢰를 키우고, 농촌을 개방하고 농민들에게 절대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농민들을 ‘나라 쌀독의 주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책임감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민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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