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 카드 핵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3일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으나, 백령도 상공 151km 지점에서 폭발하여 20여개의 조각으로 분리되어 군산 앞바다 100∼150km 지점에 떨어졌다. 불과 2분 15초만에 쌀 141만톤, 옥수수 250만톤, 밀가루 215만 톤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하는 8억5천만 달러가 사라져버렸다.


지난 2월 23일부터 24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우라늄농축계획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대해 24만톤의 영양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북한은 이를 파기하면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였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3일만에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2009년 채택된 결의안 1874호에 더하여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취할 것이라는 의장성명을 채택하였다.


북한의 ‘2.29합의’ 파기로 인해 미국은 대북 영양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북한은 미국의 약속 불이행을 핑계로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발사와 우라늄농축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먼저 합의를 깨는 행동을 취하고서는 상대방에 대해 자신의 합의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북한의 협상전략을 또 한번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태양절)을 맞이하여 강성대국 진입을 축하하는 축포용이며, 갑작스러운 김정일의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의 불안정한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한 내부결속용인 동시에, 대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협상용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협박용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는 근본 목적은 대남 무력도발 후 미군의 한반도에 개입시 오키나와 또는 괌을 직접타격할 것이라고 협박함으로써 미군의 증원을 거부하여 한반도 적화통일의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대내용 또는 협상용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분석이다.


4월 13일 미사일 발사가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김정은은 또 다른 도발카드를 가지고 금번 실패를 만회하려 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은 장거리미사일 재발사와 3차 핵실험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북한이 언제든지 도발할 수 있는 수역이며,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서해 5도에 기습 상륙 또는 20만명에 달하는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말 대선을 앞둔 우리 정부를 핵무기와 장사정포로 협박하거나, 우리의 대북정책 전환을 강요하기 위해 무력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북한의 핵과 장거리미사일 개발은 우리의 안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다. 2015년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반도 유사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미국은 지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북한이 대남 도발 후 핵과 미사일로 오키나와 또는 괌을 위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은 매우 불리해진다. 이러한 북한의 ‘미군증원 거부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독자적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가 독자적 억지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 욕망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포스트 미국 패권시대에는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성이 약화될 것이므로 한국은 중국 또는 러시아의 핵우산 보호 아래 들어가든가 아니면 스스로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를 1,000km로 연장하는 등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체계를 확보해야 하며, 동시에 군정과 군령이 이원화되어 있는 상부지휘구조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인 억지력 발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을 민주화하고 개혁개방하는 정책을 일관성있게 지속 추진해야 한다. 얼마전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북한이 하루빨리 ‘사상해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북한 지도부에 대해 미사일 추가발사와 같은 경솔한 행동을 하지 말기를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냉전적 대결사고를 버리고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며, 최근 중국 지식인 계층에서 북한을 부담으로 생각하는 인식 변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긴밀히 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해야 하는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이후 연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협박하는 김정은 정권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추호도 빈틈이 없도록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광분해 있는 김정은 집단을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을 더욱 비참한 현실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며, 우리의 안보는 더욱 위태로워 질 것이다. 평화는 결코 돈으로 살수 없으며, 원칙 없는 대북지원은 핵무기와 미사일로 돌아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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