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조종사 시리아 내전 공습 가담”

북한군 조종사들이 시리아 내전에 참전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의 일원으로 반군 공습에 가담했다고 연합뉴스가 아랍어판 일간지 알쿠드스를 인용, 10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이 신문은 지난달 28일 자에서 부르한 갈리운 시리아국민위원회(SNC) 초대 의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시리아 정권이 북한군 조종사를 고용해 반군 공습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갈리운 의장은 이어 “알아사드 정권이 정부군 조종사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북한 공군 조종사를 고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사태에 정통한 걸프연구센터의 무스타파 알라니 박사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갈리운 의장이 시리아 야권 인사 가운데서도 존경받는 인물로, 알쿠드스와 같이 영향력 있는 매체가 그렇게 보도했다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에 파병된 북한 공군 조종사의 규모와 파병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알라니 박사는 “시리아 공군 조종사 가운데 상당수가 수니파인데다가 조종사의 망명이 잇따라 발생해 알아사드 정권이 믿을 수 있는 조종사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시리아 정부군을 도왔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는 지난 6월 북한이 시리아에 군 장교 10여 명을 보내 정부군을 돕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라흐만 대표는 당시 “북한군 장교들이 직접 전투에 가담하지는 않지만 병참 지원이나 작전 계획에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도 터키 당국이 지난 4월 리비아 선적 선박을 검색해 북한에서 시리아로 향하는 방독면과 화학무기를 압수했다고 지난 8월 보도했다.


북한은 2007년과 2010년에도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 제조에 쓰이는 물품을 시리아로 수출하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적발됐다.


2009년 10월과 11월 부산에서 북한에서 시리아로 향하던 수만 벌의 방호복이 적발된 것도 양측의 협력 정황을 잘 보여준다.


2007년 이스라엘이 파괴한 시리아 원자로 역시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똑같아 북한 과학자들이 원자로 건설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알라니 박사는 “시리아와 북한은 핵, 미사일, 화학무기 등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면서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공군 조종사가 시리아 내전에 직접 참전해 공습에 가담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군사 협력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알라니 박사는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협력이사회(GCC) 모든 회원국은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의 직접 참전은 걸프국과 북한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10월 중동의 허브 아랍에미리트(UAE)와 항공협정에 가서명까지 했지만 이후 비준 절차는 아직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중동 현지의 한 소식통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반군은 물론 많은 민간인도 희생된 게 사실”이라면서 “북한군 조종사의 공습 가담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관할하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