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재입북, 北 주장대로 자진입북 가능성?

탈북자 김광혁(27·남편고정남(29) 씨 부부의 재입북을 두고 ‘자진 입북이냐’ ‘북한의 회유와 협박이냐’ 등 추측이 무성하다. 북한은 8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김 씨 부부가 자진 재입북했다고 밝혔다.


김 씨 부부는 2008년 탈북, 이듬해에 결혼해 두 살 된 아들과 대구에서 생활했다. 부부는 재입북 당시 아들과 함께 갔다. 이들 부부는 가톨릭 신자로 알려졌으며, 부인 고 씨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남한 정착을 위해 열심히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한에는 김 씨의 남동생과 어머니가 생활하고 있고, 부인 고 씨는 입국 후 대구에서 생활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부부의 생활을 지원했던 대구 하나센터 관계자는 “김 씨 부부가 북한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는 사실에 가족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 “가족들은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너무 안타깝다고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단 주변에선 김 씨의 즉흥적인 성격과 생활고 때문에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재입북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온다. 


씨의 한 지인은 데일리NK에 “김 씨는 즉흥적이고 철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면서 “부인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남편 김 씨는 별 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부인 고 씨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해 간호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김 씨의 반대로 좌절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씨의 브로커 경력도 재입북 배경으로 거론된다. 중국에서 탈북 브로커 등을 하면서 북한 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돼 재입북 회유, 협박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들 부부와 올 초까지 만났던 한 자원봉사자는 “몇 차례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생활적 기반도 없는데, 남편의 허영심이 아주 컸다. 그래도 재입북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자원봉사자는 부부의 기자회견 사진을 보고 부인 고 씨의 표정에서 직감적으로 불안감을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심신상태가 어떨까? 딱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몇 달간은 체제선전으로 활용되겠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북한이 남한에서 생활하던 탈북자가 자진 재입북했다고 보도한 것은 지난 6월 박정숙(한국에선 박인숙 씨로 생활) 씨에 이어 두 번째다. 여러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박 씨는 몇 년 전부터 북한당국에 의해 추방 조치된 아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북한 당국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재입북한 것이다.


정부 당국도 김 씨 부부의 재입북 경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의 회유와 협박에 의한 강제 재입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에 가족을 두고 갔기 때문에 세부적인 사항은 관계부처와 확인 중”이라며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탈북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에서 회유와 협박을 받고 있는 탈북자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개인적 일이기 때문에 공식 루트를 통해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힘들지만, 이 때문에 힘들어 하는 탈북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보위부, 안전부, 당 기관 등이 남한 내 정착한 탈북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작년에 입국한 한 고위 탈북자는 “김정일이 죽기 전에 탈북자 문제로 고심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가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경경비대 단속을 강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위부원들이 탈북자들의 전화번호를 파악하고 전화해 걱정하는 말투로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위험하다’는 식으로 회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