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부 연말성과 급했나…국경지역서 탈북 브로커 와해 공작

19년 2월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국경지역에서 국가보위성이 주민들의 탈북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브로커들을 상대로 와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28일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무산, 회령 보위부를 비롯한 국경지역 보위부들이 브로커 와해 공작에 나서 주민들을 잡아들이는 작전에 몰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연말을 맞아 성과를 쌓기 위한 것임은 물론, 송년회를 비롯한 여러 행사들을 치를 준비 작업의 일환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군에서는 지난 10월부터 보위부의 브로커 와해 공작이 시작됐다. 주민들 사이에 알려져 있는 탈북 브로커들을 찾아 ‘네가 이미 저지른 죄를 다 알고 있다. 다른 브로커들에게 접근해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들이 인신매매나 마약 등 불법행위를 하는 순간 잡을 수 있도록 해주면 살려주겠다’며 협박, 브로커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

실제 이 같은 보위부의 협박을 당한 브로커들이 정탐에 나서 다른 브로커들의 활동 내역과 내부 비밀을 알아내 보위부에 알렸고, 이 과정에서 몇몇 브로커들이 보위부에 붙잡히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다른 브로커에게 정탐을 당한 무산의 40대 브로커 황 씨는 올해 11월 초 도강(渡江)하려는 청진 주민 2명과 온성 주민 1명을 데리고 국경으로 가던 중에 뒤따라온 보위원들에게 붙잡혀 체포됐다”며 “보위부에 붙잡힌 황 씨는 아직도 예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예심과정에서 과거 12명의 주민을 탈북 시켜 인신매매했다는 증거가 나왔을 뿐만 아니라 돈 이관을 하는 등 닥치는 대로 여러 불법적인 일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현재 황 씨의 가족들은 고위직에 있는 보위성원들에게 접근해 ‘어떻게든 실형은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사정하고 있지만, 취조가 심해질수록 황 씨의 죄가 계속 드러나고 있어 그를 살릴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담당 보위원도 ‘인신매매는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해 무기징역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어, 가족들이 손을 쓸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편, 소식통은 “최근에 정부(북한 당국)의 탄압이 너무 심해 브로커 일을 그만둔 주민들이 많다”면서 “무산만 해도 브로커가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