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후보들은 DJ에서 빨리 벗어날수록 유리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공식선출됐다.

이 후보는 20일 대선후보 경선투표 결과 8만1084표를 얻어 7만8632표를 얻은 박근혜 후보를 2452표 차로 승리했다.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 선거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국민의 간절한 희망인 정권교체를 우리 세 후보와 함께,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룰 것을 약속한다”고 천명했다.

박근혜 후보는 “경선패배를 인정한다. 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오늘부터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TV에 비친 모습은 2위를 차지한 박 후보의 연설이 더 장렬하다. 2,452 표 차이라면 이 후보의 신승이다. 박 후보가 예상 외로 크게 선전한 것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침착했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민주주의란 바로 이런 것이다. 서로 의견이 다르고, 정책이 다르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도 법과 규칙에 따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자신이 찾아야 할 자리를 정확히 찾는 것이다.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는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당원’의 도움을 받아야 이길 수 있다. 이명박 후보-박근혜 선대위원장 카드인 ‘이명박근혜’ 연대로 가면 필승이다.

박근혜는 이명박 후보가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을 갖고 있다. 대범하고 침착하며,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 원칙형이 박근혜의 최대 장점이다. 여기에 상대를 설득해내는 힘이 있다. 여성이라서 위기에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지난해 지방선거중 테러를 당한 직후 보여준 모습에서 이미 털어냈다.

이명박 후보는 미래지향성과 실용주의, 추진력, 대중성에서 큰 장점이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이번 12월 대선은 질래야 질 수 없는 게임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수 차례의 ‘당 세탁’을 거쳐 ‘민주신당’이라는 이름으로 신장개업을 했다. 빤한 ‘통수’가 다 보이는 정치 잔머리를 굴려 변두리 이발소만도 못한 신장개업을 한 것이다.

‘반한나라 연대’는 지난해 북한의 저질 선동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어 올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서 ‘반보수 대연합, 반한나라’ 기치가 올라왔다. 지금 신당은 ‘반한나라’ 깃발로 급조된 정당이다.

제대로 된 이념 하나 없이, 북한의 3류 매체가 짖어대는 대로 받아쓰기 하여 ‘반한나라’ 깃발로 급조된 정당을 어떻게 정당으로 볼 수 있으며, 어떻게 민주주의 이념을 가진 정치 결사체라고 볼 수 있는가.

신당을 이런 방향으로 몰고 가는 배후는 DJ다. DJ가 ‘반한나라 연대’로 가는 것을 부추기고, DJ의 정치적 덕을 보려는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등등이 마치 아프리카 누우떼처럼 이 방향으로 몰려가면서 결국 ‘반한나라’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된 정당을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여권의 후보들은 자신들이 DJ와, DJ 배후에 있는 김정일에게 정치적 인질로 잡혀있다는 사실을 도대체 모르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범여 후보들이 DJ-김정일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늘도 알고 땅고 알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일을 범여 후보들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광주광역시가 가장 낮았다고 하지만 45%의 투표율이 나왔다. 이 수치는 과거의 투표 성향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과거의 투표성향이라면 한나라당 잔치에 가서 실제로 투표해줄 사람은 기껏해야 10% 남짓일 것이다.

이 의미는 이미 많은 호남의 유권자들이 이명박, 박근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즉 이번 대선은 지역구도가 깨지거나 현저히 완화되는 첫 대통령 선거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호남에서의 지역주의는 과거보다 더 빨리 깨질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과거의 지역구도가 깨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구도를 끝까지 지키려는 DJ 밑에 범여 후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바람에 변하고 있는 대세를 전혀 못보고 있는 것이다.

급조된 당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거짓말을 하는 수밖에 없다. 즉 사기를 쳐야 한다. 따라서 신당은 10월부터 ‘작전 주’에 돌입하여 한달여 동안 ‘단타 매매’를 통해 떼돈을 벌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은 그 출발을 남북정상회담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작전을 이끌며 떼돈을 벌어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남북정상회담은 작전주가 되기 어렵다. 왜? 유권자들은 대체로 미래의 ‘희망’을 보고 후보에게 표를 찍는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은 유권자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기 어렵다. 유권자들은 정상회담의 한쪽 파트너인 김정일에게서 아무런 ‘희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만에 하나 김정일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확약해도 ‘북한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정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 핵실험을 했는데도 국민들이 별로 놀라지 않았다는 사실은 핵포기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또 북한 핵이 포기되어도 유권자 개인에게 돌아오는 구체적인 이익도 찾기 어렵다. 차라리 김정일이 북한에 일자리 5백만 개를 만들테니 북한으로 올 사람은 모두 오라고 한번쯤 통큰 거짓말이나 하는 게 나을지 모른다. 나머지 정상회담의 결과는 주로 남한이 북한에 지원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만한 국민은 다 알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 유권자들이 구체적인 ‘희망’을 발견하기란 어렵다.

이번 대선은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다. 과거의 대명사는 김정일-김대중이다. 여기에 노무현도 곧 과거의 사람이 된다. 선거는 미래에 투표하는 것이지, 과거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김정일-김대중-노무현과 되도록 멀리 떨어지는 것이 그나마 유리하다.

앞으로 비한나라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람은 조순형, 노회찬이 될 것이다. 범여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DJ의 인질에서 벗어나는 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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