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출입증’ 교체 지시…주민들 “얼마나 돈 바쳐야 하나” 하소연

북한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조업 중인 북한 어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이 ‘모든 고기잡이배를 파악해 바다출입증을 새로 교체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모든 수산사업소의 고깃배들과 기업소 후방기지 부업 배, 개인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8·3 부업 배들을 전부 장악해 물고기잡이 허가증과 보위부 승인 바다출입증을 전부 교체하라는 중앙의 긴급 지시가 지난 15일 도 보위국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지시에서 특수단위, 특수개인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 8차 당 대회 정신에 따라 불필요하게 배를 많이 가지고 있는 단위나 개인의 배를 회수하거나 다른 기관 소속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국가 수산을 담당하는 수산사업소들은 이번 지시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기업소 후방부문의 작은 부업 배들과 개인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8·3 벌이용 배들은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바다출입증을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여 내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보위국은 현물 대 장부의 관리를 따지고 들며, 전과 기록이 있는 주민들에 대한 바다 출입 문제를 비롯해 개개인의 인적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계획이라 주민들이 다소 복잡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위국은 선박의 내부구조나 용적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소지 전자제품 및 탐지품 재등록을 사업을 전파감독국과 함께 진행하면서 선주와 그 가족들까지 다 장악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사업은 해마다 한 번씩 폭풍이 불 듯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전에 쓰던 보위국 바다출입증은 문건 양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고 올해는 사사로운 모든 것까지 문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심사가 까다로워 개인 배를 가진 선주들은 돈을 얼마나 고여야(바쳐야) 바다출입증을 손에 쥘지 모르겠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선주들은 “올해는 사항과 절차가 더 많아져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합격될 배가 몇 척이나 될지 모르겠다” “해마다 바다출입증 때문에 마음고생하고 거기에 들이미는 돈이면 고기잡이를 포기하고 다른 장사로 갈아타는 게 낫겠다”는 등 하소연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이 와중에 수산사업소들과 큰 기업소의 후방기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먼바다 고기잡이 재개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