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박세일-최장집-이정우 격돌

▲ 박세일 서울대 교수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정부 당시 정책 브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사회 양극화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논쟁을 벌인다.

대화문화아카데미(전 ‘크리스찬 아카데미’ 이사장 박종화)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민주화, 세계화 시대의 양극화 -다시 보는 양극화’란 주제로 김영삼 정부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을 지낸 박세일(서울대) 교수, 김대중 정부 정책기획위원장 출신인 최장집(고려대) 교수, 지난 달까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이정우(경북대) 교수를 초청, 29일 토론회를 개최한다. (오후 1시 30분, 서울 평창동 올림피아 호텔)

이들은 미리 제출한 발제문에서 한국사회 양극화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자신들이 몸 담았던 정권의 정책을 대변하는 주장들을 펼치고 있어, 세 정권의 정책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먼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을 지낸 박세일 교수는 “빠른 기술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의 경제 사회 시스템의 자기변화 능력, 구조조정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양극화가 발생했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자기 변화 능력이 느리다는 것은 결국 국가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는 세계화와 신기술 혁신을 하면서도 심각한 양극화를 수반하지 않는 (성공한) 나라들이 상당수 있다는 데서 입증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화를 적극 수용하면서도 양극화를 가져오지 않는 나라들의 특징으로 ▲ 높은 성장률의 달성 ▲ 교육개혁의 성공 ▲ 교육-고용-복지의 3가지 Safety Network의 구축을 꼽았다.

현실 직시 못하는 盧 정부의 경제정책

박 교수는 우리사회도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의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정책의 기본정책의 기본방향을 크게 바꾸고 재창조할 국가 능력이 떨어져 있다는 것과, 이를 바로 세울 역사의 주체가 부재한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세계화와 양극화의 문제를 올바로 풀 선진화의 주체가 없으며, 포퓰리즘과 기회주의, 아마추어리즘이 난무하고, 현실 외면 내지 도피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비젼과 발상을 가지고 동시에 효과적인 정책 추진력을 가진 새 역사 주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최장집 고려대 교수

김대중 정부 정책기획위원장 출신인 최장집 교수는 “민주화 이후 정부들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응하고, 민주주의의 가치와 규범에 병행하는 한국사회에 가장 적합한 경제발전 모델을 갖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의 민주화는 이뤄졌으나, 경제에 있어 민주화는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신자유주의의 워싱턴 콘센서스를 극히 교조적으로 수용, 과격하게 수행하고 있다”며 “민주정부(들)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권위주의 시기 ‘박정희 모델’로 호칭되는 국가주도형 산업화 발전전략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연말과 금년 초 경기가 좋아진다고 말했지만 2005년 1/4분기의 경제지표는 그렇지 않다. 재경부 장관도 그것을 시인했다”며 “현 정부는 지난 2년간 현실을 본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통해 경제를 봤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현 정부는 2년 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야 겨우 그것이 문제인지 알았다”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모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 이정우 경북대 교수

참여정부, 양극화 현상 대응 성공했나?

지난 달까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이정우 교수는 “개발독재 시대 이후 한국의 경제ㆍ사회에 뿌리 깊게 각인된 민주주의의 결여와 배제의 문화가 양극화 문제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개발독재시기에 경제가 고도성장하는 동안 특권과 독점, 불공정과 부패로부터의 이익, 부동산 투기로 인한 막대한 불로소득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었다”며 “반면 기본적인 정치적 민주주의조차 제대로 성립되지 못했으며, 광범위한 인권억압과 노동배제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극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소외되고 배제됐던 사회 구성원들을 통합하고 포용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한편, 각 사회 구성원들은 상호의존관계를 확인하고 단기적인 개인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도록 게임의 규칙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참여정부는 이런 관점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경제와 정치체질을 고치는데 주력해왔다”며 “동반성장(shared growth)을 기치로 내걸고 양극화 문제에 대응해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 상생협력 정책, ▲ 자산재분배 정책, ▲ 사회 안전망 확충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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