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휘발유·경유 가격 폭락… “중국서 대량 유입됐다”

소식통 "원수님 친서 발송 후 정제유 반입 이뤄져...백마연유창에 운송 트럭 다수 포착돼"

대북 송유관 단둥(丹東) 기지 내의 가압시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물량 부족으로 값이 치솟았던 북한 정제유 가격이 사흘 만에 50% 이상 떨어졌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정제유 공급을 받으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순식간에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5일 평양의 휘발유, 경유 가격은 1kg에 각각 7000원, 4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조사된 평양의 정제유 가격과 비교할 때 휘발유는 36%(11000원 → 7000원), 경유는 53%(8500원 → 4000원)가 하락한 것이다. 

북한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이뤄졌던 지난 2월과 3월 초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후 최근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초에는 평양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13000원, 10000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우호조약 60년을 맞아 친서를 주고 받은 직후 중국으로부터 정제유가 반입됐다는 게 복수의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북중 우호 조약 체결에 대해 “피로써 맺어진 친선을 공고히 한 법률적 기초 위에 양국 관계를 장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확고한 의지”라며  “양국 관계를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당(黨)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립장(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도 “중국과 북한은 확고한 관계”라며 “양국 관계를 끌어 올려 자국민들의 이익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때문에 중국발(發) 정제유 반입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들은 “연유(燃油)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답장”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북한 신의주 한 주유소에서 포착된 중국산 주유기. /사진=데일리NK

이번 정제유 수입은 상당량 남포항을 통해 해로로 반입됐으며 일부는 북중 송유관을 통해서도 수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우의 송유관의 최종 목적지가 있는 백마연유창(평안북도)에 트럭 수십 대가 오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앙당, 군, 기업소 등 기관에 공급되는 국가계획분은 해상으로, 민간에 유통되는 정제유는 송유관을 통해 공급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공급된 정제유 양이 이전 평균 수입량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에서는 ‘연유 딱지’라는 표를 발급해 현금 대신 이 표를 내고 연유 공급소(주유소)에서 기름을 살 수 있는데, 이미 발행된 연유 딱지의 수로 미뤄볼 때 이번에 수입된 정제유 양이 1-2주 안에 소진될 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정제유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광물을 중국에 싼 값에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국 측은 지속 광물을 요구해왔다”면서 “앞으로 마그네샤 크링카(마그네시아 클링커)와 철광석 등의 대중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