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6자회담 지연전술 펼 것”

지난 25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은 미국의 대표적 보수 인사인 미 허드슨 연구소 마이클 호로위츠 수석연구원과 미 교계연합회 데보라 파이크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민주화와 주변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자유북한방송(www.freenk.com)은 26일 호로위츠 연구위원과 황위원장의 대담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했다. 질문자는 호로위츠 연구위원.

-지난 2003년 11월 당신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잠깐 본 적이 있다. 미국 사람들에게 북한을 알리고 김정일의 폭정을 알리는 데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본다.

만나서 반갑다. 당신에 대해서 알고 있고 동행한 데보라 파이크 여사도 수단의 민주화를 위해 활약하고 있고, 현재는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환영한다.

北, 6자회담 복귀할 것

– 6자회담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얼마 전에 모 신문사 관계자를 만난 바 있다. 그때도 김정일이 핵 실험을 하겠는가, 6자회담에 참가하겠는가를 묻더라. 당시에도 ‘핵 실험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6자회담에는 반드시 참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 6자회담을 가지고 시간을 끄는 것은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주고 한편으로는 남한을 끌어당기기 위한 수법에 불과하다.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북한은 이러한 지연 전술 끝에 남한을 향해 DJ정권 때보다 더 큰 보상을 받아 낼 것이고 남한을 친북화할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서 과연 미국의 제안을 접수하겠는가? 접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호로위츠와 대담한 황장엽 위원장

북한은 끝까지 지연전술을 쓰면서 대북(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의 현 정권이 바뀔 때까지 6자회담을 끌어 갈 것이다. 북한은 북한대로 속임수를 쓰고 남한의 경우는 DJ정권 때처럼 남북관계에서 거둔 소기의 성과를 토대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수순이다.

– 미국에도 북한민주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는데 2주 정도 후에 對중국 전략을 담은 성명서를 내려고 한다. 중국을 향해 독재국가인 북한을 계속 싸고 돌겠나, 아니면 민주주의 편에 서서 북한과 연을 끊겠냐는 식의 성명서다. 여기에 보복관세를 포함한 전략적 내용들을 담을 예정이다.

방향을 잘 잡았다. 현재 김정일 정권의 명맥을 쥐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을 향한 우리의 입장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중국은 투쟁 대상이 아니라 동맹의 대상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북한과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북한을 감싸고 돌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이다.

북한과의 동맹관계에서 중국을 떼어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6자회담도 결국 미국과 중국의 문제이지 북한이나 한국과의 문제가 아니다. 김정일을 만나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에 근거한 잘못된 행동이다.

북한과의 동맹관계에서 중국을 떼어내야

– 북한의 지연술이 현재 미국의 부시정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북한을 향해) 더 강한 보수정권이 들어 설 때 어떻게 되는가. 다음으로 대 중국 전망을 듣고 싶다(데보라 파이크).

김정일에겐 그렇게 멀리까지 내다 볼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남, 대미 전략의 원칙은 잘 알려져 있다. 참고해 보면 알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 주도 국가로 발전하자면, (여기서 주도국가와 독점국가는 의미가 다르다) 어떻게 하든 중국을 끌어 당겨야 한다.

9.11테러가 문제로 나섰지만 실은 타 민족의 (미국에 대한) 막연한 질투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어찌 보면 약소민족과 국가들은 전부 미국에 대한 질투심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말로, 그들 모두는 중국을 자기네들이 의지해야 하는 지도국가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대로 방치하면 미국을 반대하는 국가들은 모두 친중(親中)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적장(敵將)을 잡으려면 먼저 말을 잡으라는 말이 있다. 중국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옳은 역할을 해야 한다.

▲황장엽 위원장을 예방한 호로위츠 연구원

– 지난 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북한의 인권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김정일 정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가.

대답할 가치도 없다. 김정일 정권을 제거해야 북한의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약화시킨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 독일이 통일되면서 동독 정보기관의 비밀문서들이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서독의 3만 명 정도가 동독의 지원을 받으며 (서독의) 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현재 남한에도 북한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본다. 규모를 어떻게 보는가.

규모 같은 것은 모른다. 처음 북한은 남한에 남로당이라고 하는 큰 공산당 조직을 만들었으나 실패했다. 그 후에 조직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폭로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직시했다. 따라서 대남전략도 바뀌게 되였다.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작은 점조직으로 현지 대남사업이 이루어졌으며, 그들 소수 인원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채 단체나 상황을 조종해 왔을 것이다.

한때 김일성은 격술(태권도)을 잘 하는 군인 1백만 명 정도 육성해 두었다가, 남조선 정세가 우리(친북)쪽으로 기울거나 흐믈흐믈해 질 때 슬그머니 내려 보내 현지 인원(공작원)들과 접촉시키면 상황이 역전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일에 반대하는 ‘군부’는 존재하지 않아

– 전에 당신은 김정일 지지 기반이 2~300백 명 정도의 장군이라고 한 바 있다. 과연 그런가. 수만 명의 영관급 장교, 사회 지도층 간부들의 충성도는 어느 정도인가.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면 김정일은 군대를 장악하기 위해 장군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군 출신 우두머리들이 무조건 김정일에게 복종하는 머리만을 가진 사람들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 밑에 있다.

최근에 어떤 사람이 나를 찾아와서 ‘북한이 지금 군부가 반대해서 그러는데 6.15 행사관련 인원을 줄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는데 할 말이 없었다. 북한이 쩍 하면 ‘군부가 반대해서’라는 말을 하는데 김정일을 반대하는 군부라는 게 어디 있는가. 수법일 뿐이다. 논리가 통하지 않을 때마다 외교부를 통해 ‘군부가 반대한다고 그래라’고 김정일이 지시한다.

또 다른 사례인데, 김정일은 평소 술 파티를 하다가도 ‘요즘 분계선(철책선 쪽)이 너무 조용해서 재미없다, 좀 분주하게 만들어라’고 지시한다. 그러면 관련 부서에서 ‘군부에서 한 건 하라’고 곁들이고 군부는 그대로 집행한다. 서해상의 도발이나 분계선상의 모든 움직임은 철저하게 김정일의 지시에 근거한 것이니 절대로 속아서는 안 된다.

정리 양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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