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中에 전폭기 지원 요청했다 거절당해”

김정일이 지난해 5월 방중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 조원어치의 공격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거절 당했다고 중앙일보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이 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내세워 보복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하려면 중국 최신 무기 필요하다며 후 주석에게 무기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당시 김정일이 요청한 무기는 상대의 전자전 능력을 마비시킬 수 있는 젠훙(殲轟)-7(JH-7) 전폭기 30여대와  ZTZ-99 전차, PHL-03 방사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페이바오(飛豹:나는 표범)’ 불리는 젠훙 전폭기는 대함·대(對) 레이더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전투 행동반경(공격 뒤 기지로 되돌아올 수 있는 최대 거리)는 1759km로 일본 오키나와까지 포함한다.


특히 적 공역 침투 시에는 일정한 전자전을 수행하면서 추적레이더 위협신호 자동경고 및 정밀한 전자제압 능력을 포함해 다수의 목표에 대한 교란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후진타오 주석과 중국 지도부는 “북한 영공이 좁아 고성능 JH-7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한·미가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방적으로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전략무기 지원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또한 “당시 후 주석은 김정일에게 천안함 사건의 경위를 세 번이나 직설적으로 따져 물었지만 김정일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면서 “김정일이 지난해 5월 6일 예정됐던 홍루몽 공연을 보지않고 예정보다 일찍 귀국한 것은 중국 측이 무기 지원 요청을 거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일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요청한 중국제 전략무기는 하나 같이 한국에 매우 ‘위협적’인 무기라는 평가다.


북한이 젠훙-7기와 함께 지원을 요구한 ZTZ-99 전차는 최고 시속 80km의 기동력을 자랑한다. 또한 보조 연료탱크를 탑재하면 그 항속거리는 650km에 달해 전투 지속능력이 뛰어나다.


PHL-03 방사포는 사정거리 90km를 자랑하며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방사포(사거리 60km)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이 방사포가 북한에서 실전 배치된다면 개성에서도 서울 이남지역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김정일은 북한의 중국 전략무기 유치 필요성에 대해 후진타오 주석에게 “북한이 없으면 국경을 맞댄 중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