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2일 김 위원장이 노동절인 전날(1일) 평안남도에 위치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1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
매체는 “주체비료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이 전 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 명절인 5월 1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장에 나오시었다”며 직접 준공테이프를 끊었다고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찾은 순천인비료공장은 비료 질 개선을 통한 농업생산성 향상으로 식량난을 해소하겠다는 근본적 목적에서 지어졌다. 무엇보다 이 공장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인회석 연료로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선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당시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면서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 데 대해 언급하고, 올해 첫 시찰지로 이곳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들 중의 하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 당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 재개 장소로 순천인비료공장을 택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설(說)들을 잠재우고 건재함을 극적으로 연출하는 동시에 대내외적인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대북제재 여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자력으로 난관을 극복해나간다는 점을 과시하고, 대내적으로는 인민생활 향상에 힘쓰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해 주민 결집과 체제 결속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순천인비료공장을 여러 공정을 둘러보고 “우리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순천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이며 우리나라 화학공업을 한 계단 도약시키는 데서 중요한 계기”라며 이 소중한 성과를 불씨로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불길이 더욱 거세차게 타오르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인비료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원료보장 대책을 세우는 문제 ▲통합생산체계를 더욱 완비하며 생산공정을 안정화하게 운영하는 문제 ▲환경보호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돌리는 문제와 공장 관리운영 과업을 제시하고, 새 화학공업기지 건설과 비료공장 개건현대화 등 화학공업의 발전 방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준공식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참석했다. 관련 북한 매체 보도 사진 속 김여정은 준공테이프를 끊는 김 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그를 수행하는가 하면 준공식 단상에서 김 위원장 바로 오른편에 앉아 함께 행사를 지켜보기도 했다.
매체는 이날 행사에 김여정을 비롯해 김재룡 내각 총리, 김덕훈·박태성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 당 간부들이 참석했으며, 박봉주 당 부위원장이 준공사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