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재에 협상운운 꼼수 말고 비핵화 나서야

김정은 정권이 지난 3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저들이 받고 있는 대북 제재가 시대착오적이고 자멸을 앞당기는 자살적인 망동이라고 하는가하면, 이 제재로 천하에 둘도 없는 자립, 자력, 자강의 강국으로 전변시켰다는 황당한 궤변도 늘어놨습니다. 그러고는 일방적인 제재보다 안정 유지가 급선무이고 무모한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며 부질없는 제도 전복보다 무조건 인정과 협조가 출로라는 여론이 크게 조성됐다며 미국과의 협상을 절실히 바라는 속내를 슬쩍 내비쳤습니다.

한 마디로 미국보고 자, 이젠 제재를 그만 풀고 대화로 해결해보자, 이런 뜻입니다. 남한의 청와대를 까부시겠다, 워싱턴에 불벼락을 퍼붓겠다, 요란을 떨었던 때가 바로 엊그제입니다. 그러던 김정은이 “먹고 입고 쓰고 사는 그 모든 것의 곳곳에 깊숙이 뻗쳐 철부지 아이들의 놀이감과 주민생계 분야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며 한 달이 지나자마자 아우성치는 걸 보면 이번 제재가 아프긴 아픈 모양입니다.

오죽하면 중국을 향해 ‘미국의 비열한 강박과 요구에 굴종했다’ ‘피로써 이루어놓은 공동의 전취물인 귀중한 우의관계도 서슴없이 줴버렸다’며 맹비난을 해댔겠습니까. 이걸 보면 김정은이 4차 핵 시험을 하기 전에 경제에 미칠 영향, 특히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면밀한 타산을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더 강력해진 대북제재를 한 달 동안 받고 나니까, 정신이 혼미해져 들락날락하는 모양입니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말해 놓고, 또 다음 날에는 미국은 전쟁 위기, 멸망의 위기를 모면하려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 ‘미국 본토를 핵으로 타격하겠다는 말인데, 오죽하면 북한인민들조차 코웃음을 치고 있겠습니까. 군사 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과 맞설 생각조차 못하는데 가령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김정은이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김정은은 차라리 이번 제재를 당해보니 참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예전처럼 꼼수를 부리지 않겠으니 대화로 풀자고 진심어린 호소를 하는 게 낫습니다. 그렇게만 하면 북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유엔의 대북제재는 인차 풀립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지금처럼 허세를 부리며 말 갖지 않은 수작을 계속하고, 특히 핵을 끝까지 고집하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에 부딪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민생활 역시 큰 어려움에 빠질 것입니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인민들을 생각한다면 비핵화를 선언하고 회담장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