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2018년 새해를 맞아 1일 육성 발표한 신년사에 대해 주민들은 내용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달라진 외형적인 모습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은 신년사를 의무적으로 청취해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당 위원회와 기업소의 강요로 일반 주민들은 집에서, 노동자들은 기업소에 나와 30여 분 동안 김정은 육성을 들어야 했다.
일단 신년사가 김정은이 일방적인 성과를 읊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으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소수이긴 하지만 김정은의 외형적인 부분을 눈여겨보면서 이를 평가하는 주민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신년사에 대해 따분해하는 주민들이 대다수지만 일부 주민들은 내용보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평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단 주민들은 김정은이 김일성 초상휘장(배지)을 달지 않은 모습에 주목했다. “‘그래도 신년사가 새해 첫 국가행사인데 (김정은이)지난해부터 수령님(김일성)초상화를 모시지 않고 있다’며 옆에 앉은 사람과 수군대기도 했다는 것.
반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주민들도 있다.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초상휘장도 달지 않고 공식행사에 나선다는 것은 지난 시기보다 배짱이 있다는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국방부분에서 정통(精通)하고 있다는 신심이 있기 때문’, ‘최근 몇 년간 자력자강을 강조했고 실지 대륙간탄도로케트 발사도 성공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착용한 은회색 양복도 관심사다. 김정은은 올해 은회색의 정장과 넥타이에 흰 셔츠를 받쳐 입고 나왔다. 이는 2013년부터 2017년 까지 검정색 계열의 인민복과 정장을 입어 왔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일단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하기’라는 평가가 많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입었던 정장을 기억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수령님 모습이 떠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때문에 마치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의상을 연출함으로서 젊은 김정은의 불안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안정감과 우상화에 신경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입고 나온 정장의 색깔에도 변화를 줌으로서 자신감의 표출과 변화를 시도하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주민들 아시에서는 “어린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나이가 있어 보이려고 연출”이라는 의도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안경 착용에서도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은 2015년까지는 안경착용도 하지 않다가 2016년부터 안경을 낀 채 신년사 발표를 했다.
그러나 신년사 발표에서 불안한 모습은 여전했다.
특히 발표할 때 몸을 흔든다거나 자주 원고를 확인하는 모습에서 완벽에 가까웠던 할아버지 김일성보다는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김정은의 모습보다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외관과 자료 화면이 자주 등장해 연설문을 자주 끊어 읽었다는 의혹까지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모습보다 노동당 청사 모습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비평했다. 원고를 보는 장면을 내보내지 않기 위해 삽입된 장면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