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인민군대의 먹거리 문제 해결 명목으로 인민군 8월 25일 수산사업소에 물고기 어획량을 지난해 대비 2000t을 더 늘려야 한다는 구체적인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군 내부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지난 4일 8월 25일 수산사업소에 ‘올해는 6000t의 물고기를 잡으라’는 무력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이는 지난해 4000t보다 2000t 늘어난 수치로, 위(당국)에서는 군 (공급 등) 후방사업 개선을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작년에 4000t의 물고기를 잡아 대풍을 이룩하였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됐다”면서 “‘전군(全軍)의 후방 일군(일꾼)들이 따라 배울 수 있도록 올해에는 6000t의 물고기를 잡아 병사들 식탁을 더 풍성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8월 25일 수산사업소는 김 위원장이 ‘인민군대의 수산혁명의 불길을 일으켜야 한다’면서 자주 방문했던 곳이다. “수산은 전투력·싸움 준비의 완성”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적극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꼭 짚어 어획량 확충을 직접 지시하고 나선 건 평소 관심을 뒀던 곳을 활용해 ‘군인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따라 배우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모범을 내세워 다른 사업소의 어획량 확충까지 노리면서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각 부대 당(黨) 위원회에서 군인 생활 향상을 위한 단계별 목표를 부서 단위로 수립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이를 바탕으로 김정일 생일(2·16) 전 반드시 정치부, 참모부, 후방부 일군들이 참가하는 초급당별 확대 집행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각 지휘관들은 자기 구분대별 실정에 맞는 대책안을 제출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8월 25일 수산사업소에 전년보다 1.5배 어획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시가 하달됐다는 사실이 이미 각 군에 퍼져 있기 때문에, 목표 설정에 다들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8월 25일 사업소 어로공들과 선장들도 ‘이런 식으로 계획을 매해 올리면 정말 평생 바다에 나가 살아야 한다’는 반응”이라면서 “급랭동(냉동)저장고 등에서 오랫동안 일해서 랭병(냉병)에 걸린 여성들도 이 같은 급작스런 어획량 확충 지시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