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일 맞아 평양시 특별 배급…석 달 未공급분은 어디로?

7월 한 달치만 주고선...당국, ‘배려배급 긴급공급’ 대대적 선전

김정은 현지지도
지난해 10월 조선인민군 제810군 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최근 김일성 사망 26주기(8일)를 앞두고 평양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특별 배급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명의 수도’ 평양에도 지난 4월부터 석 달째 배급이 중단된 상태였다.

평양시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 4일부터 배급소들에서 쌀과 부식물 공급이 시작됐고, 바로 오늘(6일) 결속(완료)한다고 한다”면서 “이 작업이 끝난 후 각 배급소에서는 그 정형을 구역 당(黨)위원회를 거쳐 시당에 보고하게 되어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에는 지난 2, 3일 각 지역 인민반 회의에서 ‘배려배급 긴급공급’이라는 형태로 전체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회의에 부득이하게 불참하는 인원에 한해서는 ‘회람’ 형태로 반드시 확인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이는 흉흉해진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된 배급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비루스(바이러스)’ ‘봉쇄(대북 제재)’라는 외부에 책임을 돌리는 방식으로는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긴급히 단행한 조치인 셈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직접 ‘평양시민들의 생활보장 문제’를 별도 안건으로 논의했고, 지난달 말 내각 전원회의에서는 평양시민들에게 양질의 주거환경과 생활용수, 채소를 공급하기 위한 중대 결정을 채택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주지 않았던 석 달치(4~6월) 배급은 공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때 ‘3개월치 전량 공급’이라는 소문이 양정()과를 중심으로 돌기도 했지만, 정작 ‘7월 한 달치’만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중심과 주변 구역에 차별을 두기도 했다고 한다. 즉, 상급 간부들이 모여 있는 중구역이나 보통강구역 등에는 정량 모두 입쌀을 줬지만, 주로 일반 시민이 사는 사동구역, 락랑구역 등지에는 입쌀보다는 강냉이(옥수수)를 더 많이 섞어(3:7) 배급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일종의 ‘최고지도자(김 위원장)의 은덕’을 강조하는 선전·선동을 빠뜨리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인민반 회의에서는 ‘수령님(김일성)의 서거를 맞으면서 경애하는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베풀어주시는 특별 배려’ ‘수령님 은혜처럼 똑같으신 원수님의 사랑, 대(代)를 이어 평양시민들에게 이어진다’는 사상 교양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한 노인 등 몸이 불편한 세대들은 인민반장이나 동당 비서(위원장)들이 배급소와 협의해 대신 타서 주라는 지시도 하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여 소개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이번 특별공급에서 각종 부식물도 세대별로 줬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역채과 도매소들에서는 양배추 10kg, 오이 7kg, 가지 5kg, 근대 5kg, 호박 10kg을, 식료상점들에서는 소금 5kg, 간장 1병, 기름 1병, 닭알(계란) 1인 2알을 각각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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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