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 탈락하면 바로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재수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일성종합대학 입시에서 탈락한 제1중학교 출신들은 지방대학 입시에 한번 더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제1중학교(초급 중학교 3년, 고급 중학교 3년)는 한국의 과학고와 유사한 일종의 영재교육 기관으로 수재(秀才)들과 고위층, 부유층 자녀들이 주로 다니고 있다. 북한의 제1중학교는 평양 제1중학교, 동평양제1중학교, 창덕 학교, 모란봉 제1중학교 등을 비롯해 각 도에 1개씩 있다.
최근 개편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서는 “전국각지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과 제대군인들, 공장, 기업소들에서 일하던 남녀 청년들이 대학입학시험에 응시하고 있다”며 “평양 제1중학교를 비롯한 각급 1중학교 졸업생들이 김일성종합대학 입학시험에서 불합격되는 경우 자기가 희망하는 지방대학들에 입학할 수 있게 해주는 우대조치도 취해지고 있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의무병역제가 시행된 이후 대학 입시에서 떨어진 모든 학생을 입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제1중학교 학생들에게는 대학에 한 번 더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특혜가 제공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한 탈북민은 “제1중학교생들은 우수한 사람들끼리 경쟁하다 보니 입시에 불리한 측면이 있어 이를 배려해주려는 것이다”며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정은군사종합대학 같은 곳에 시험을 쳤다 떨어진 지방 간부 자녀를 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 중앙대(평양 소재 대학) 입시에서 떨어진 제1중학교 출신 학생들은 지방대 입학시험을 한 번 더 치른다”며 “지방대 입시 시험에서 일반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경쟁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일성종합대학은 신입생의 일정 비율을 평양 외 지방 학생으로 채우는 ‘지역 인재 균형 선발’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일성종합대학은 홈페이지를 통해 “입학생들의 학부 및 학과 선택은 본인의 지망을 기본으로 하여 성적 순위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각 지역별로 인재양성의 균형을 보장하는 측면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지역 인재 선발 이외에도 계층별로 일정한 입학생 비율을 정해두고 노동자, 농민 자녀뿐 아니라 재일 동포 귀국자 출신 자녀 등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출신성분이 좋지 못한 경우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더라도 고위 간부로 진출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북한의 입시는 예비고사와 본고사로 나뉘어 이뤄진다.
우선 당해연도 졸업을 앞둔 모든 고급중학교생을 대상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주관하에 예비시험이 진행된다. 여기에서 결정된 성적을 바탕으로 각 학교에 폰트(대학입학 추천권)가 배분되며 학교는 성적, 사상성 등을 고려해 학생들을 대학에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선택권은 없으며 추천학교는 일방 통보된다.
국내 한 탈북민은 “폰트는 제 1고급중학교에 90% 가량이 분배된다”며 “일반 고급중학교에 분배되는 10% 폰트로는 평양에 있는 중앙대학에는 진학할 수 없고 지방대에만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입학시험은 필답(필기) 및 구답(구술)과 컴퓨터에 의한 시험형식으로 치뤄지며 매년 2,400~2,500여 명의 신입생이 선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