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창지대 수확량 지난해보다 적어…가을걷이도 빨리 결속”

추수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북한 주민들이 추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평안남도 지역의 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통이 25일 전했다. 수확량이 적어 가을걷이(추수) 작업도 예년보다 빨리 마무리됐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평야 지대인 평원과 숙천, 문덕, 안주 등 곡창지역에서 올해 작황 상황은 작년보다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정확한 수확량은 탈곡이 완전히 끝나야 판단되겠지만 예상수확고(예상수확량) 판정 자료를 보면 작년보다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전한 평안남도 평원지역 일부 농장들의 예상수확량 판정 자료에 따르면 평원군 내 농장의 정보당 벼, 옥수수 수확량은 대체로 2톤 안팎으로 집계됐다. 농사가 잘되면 보통 4, 5톤 정도의 소출이 나오는데, 현재 예상수확량이 2톤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작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이 알려온 평안남도 평원 지역 예상수확량 판정 자료(단위=톤).

특히 대풍, 용산, 매전, 삼동 등 서해안에서 비교적 가까운 대형 농장들은 정보당 벼와 옥수수 수확량이 각각 2톤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농사 작황이 나빠진 요인은 초가을 태풍과 큰물(장마) 피해”라면서 “이삭이 한창 여물 시기에 태풍과 큰물에 의해 벼와 옥수수들이 다 넘어졌고, 특히 해안가의 논들은 짠물 피해를 받아 쭉정이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지의 농업 부문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국제사회의 경제봉쇄로 비닐 박막과 비료, 농약의 공급이 줄어들어 초기 작황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태풍과 장마 등 자연재해에 더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올해 북한의 농사 작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추수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평안남도 전반적으로 벼 베기와 볏단 철수 작업이 11월 초에 종료됐다”며 “농민들 속에서는 ‘지난 시기 같으면 11월 말에나 종료됐겠지만 올해 볏단이 너무 가벼워 빨리 결속됐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본보는 올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북한 농업부문 일꾼들 사이에서는 내년도 식량 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함경북도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올해 수확량 지난해보다 더 떨어져…주민들 식량 걱정에 한숨”)

한편 과거 농업부문에 종사했던 한 탈북민은 북한의 작황 부진과 이에 따른 식량 부족 가능성과 관련, “북한 주민들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농업과 농촌이 농민들의 것이 돼야 하며, 농민들의 자율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