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송악소주’ 마신 北주민 연이어 사망…당국도 “조심하라”

대동강식료공장
대동강식료공장에서 술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기사와 무관) /사진=북한매체 ‘메아리’ 캡처.

최근 북한에서 개성의 특산주인 송악소주를 마신 주민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악소주에 피해를 본 사람들이 늘어나자 당국까지 나서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송악산 술을 마신 주민들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져 동네가 초상 분위기”라며 “지난주 금요일(22일) 쯤에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송악산 술을 마시고 사람들이 사망해 난리가 났다’고 했다”고 전했다.

송악소주를 마신 다수의 사람에게서 문제가 발생하자, 인민반장(우리의 통장에 해당)이 시급히 음식점을 돌며 ‘송악산 술을 마시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비슷한 사건이 평양과 신의주에서도 일어나 송악소주의 부작용이 전국적으로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 당국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송악산 술을 특별히 조심하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도토리와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송악소주는 황해북도 개성시 송악산 기슭에 있는 개성송도식료공장에서 생산되며,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전역에도 송악소주가 팔리는데, 도수 25%에 360ml 짜리 송악소주 한 병의 가격은 북한 돈으로 1만 2000원(약 1.5 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송악소주와 관련된 잇따른 사고와 관련해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북한에서 공업용 알코올(메탄올)을 사용한 가짜 술이 많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번 사건도 송악소주 상표를 붙인 가짜 술 때문에 빚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