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사법처리 놓고 찬반회견 동시개최

▲ 4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는 강정구 교수

인터넷 매체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6.25 전쟁은 북한이 시도한 통일전쟁이었다’는 주장을 펼쳐 물의를 일으킨 동국대 강정구(사회학과) 교수가 4일 오후 1시 경찰에 3차 소환됐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강 교수는 지난 달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보안 2과는 3차 소환 조사를 통해 발언의 경위와 배경 등에 조사를 벌인 뒤, 검찰과 협의를 거쳐 이번 주에 형사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9월 30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 때 강 교수가 발언한 “지난 46년에 미군정청 여론국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77%가 사회ㆍ공산주의를 원했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를 택했어야 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주 사법처리 여부 결정

이에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 저지 및 학문의 자유 쟁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4일 낮 12시 강씨가 출두하기로 한 서울 종로구 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교회인권센터, 민주노동당 중구위원회, 동국대학교 학생대책위원회 등 공대위 소속 회원 50여명이 참가, 강 교수의 사법처리에 반대했다.

▲ 4일 오후 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열린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 반대 기자회견

공대위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분단과 냉전의 60년을 넘어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 평화통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는 시기에 분단ㆍ민족ㆍ통일 문제를 중심으로 누구보다 많은 연구 성과를 내온 강정구 교수에 대해 과거 냉전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무르익어가는 남ㆍ북 화해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맥아더 동상 철거를 둘러싼 논란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며, 강정구 교수에 대해 색깔론적 여론몰이를 지속하고 있는 보수 세력과 국가보안법을 통해 학문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경찰 당국의 반민주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날 경찰 출두에 앞서 ‘색깔 아닌 이성적 논증으로 맥아더와 6.25에 접근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이 글에서 “‘6.25 통일전쟁론 필화사건’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현주소에서 이 땅의 수구 숭미(崇美)세력들이 지난 60년 동안 우려먹던 색깔몰이와 폭력몰이를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음이 확인됐다”며 자신을 둘러싼 논쟁이 우익세력의 냉전적 사고로 빚어진 정신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색깔몰이 1등 신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어느 신문처럼 ‘경애하는 지도자 품으로 가버려’ 하는 식의 세 살짜리 수준의 막말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필자는 자신을 ‘친민족’으로 분류했지 친북으로 여겨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우파 단체들의 기자회견 모습

강 교수는 동국대 학생대책위 학생들이 준비한 지지 엽서를 전달 받은 후, 조사를 위해 옥인동 대공분실 안으로 들어갔다.

공대위는 이 시간부터 강 교수의 조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매 시간마다 돌아가면서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공대위 기자회견의 막바지에는 우국충정단, 활빈당, 자유한국포럼, 나사연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 명이 옥인동 대공분실 맞은편에서 강교수의 사법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수의 탈을 쓰고 반역행위 자행하는 강정구를 처단하라’ ‘강정구 처단하여 자유한국 이룩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 중인 공대위를 자극했으나, 양측간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좌파 진영도 강교수 비판

한편,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씨가 강교수를 “아주 위험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등 일부 좌파 진영에서도 강 교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 교수의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주장도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지난 2일 정책성명을 내고 강정구 교수의 즉각적인 사법처리를 촉구한 데 이어, 4일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강교수의 망언을 적극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4일 ‘강정구 교수 또 망언인가?’는 논평을 발표하고,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강 교수의 주장은 국민들 절대다수의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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