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으로 무너진 학교 담벽 보수 비용 학부모에게 전가

태풍피해복구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주민들이 태풍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함경북도 온성군 산성노동자구에 소재한 산성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의 학교 담벽과 시설물이 지난 가을 태풍으로 붕괴된 이후 제대로 복구되지 않고 있다가 결국 학생들의 부담으로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산성고급중학교에서 태풍피해로 학교 담벽과 울타리가 무너졌지만, 자재부족 등 여러 난관으로 다그치지(진행하지) 못하고 이제서야 학생들의 부담으로 떠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9월 태풍으로 학교 담벽 수십 미터가 무너졌고, 운동장에 있던 여러 운동기구까지 파손되었지만 인민위원회 교육 당국은 당장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 당국은 겨울이 되기 전에 학교 자체로 복구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건설 자재를 부담시켜 복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울타리 공사에 필요한 블로크와 시멘트, 노력(인력)까지 합산해 건축 비용을 산출해서 학생들에게 이삭주이 과제를 주고 1인당 벼는 5kg, 옥수수는 이삭으로 7kg, 두부콩은 4kg을 내거나 이에 상응하는 돈을 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온성군 같은 국경지대는 이미 영하의 추위가 시작됐고, 밭에도 이삭이라고 볼만한 것이 남아있지도 않다”면서 “결국 부모들에게 돈을 내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건에서도 학교 측에서는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이삭주이를 하라며 하교 시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한해 농사를 끝낸 가을이지만 농장원 세대들은 분배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월동준비도 해야 하는 형편에서 이삭 줍기 과제는 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보수 비용 납부가 제대로 되지 않자 교사들을 학생들의 집으로 찾아가 독촉하게 만드는 방법까지 쓰고 있다며 학교 측의 행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