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펜스 탈북민 면담…“南정부에 北인권 개선 요구 내포”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모습 / 사진=연합 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 기간 탈북민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6일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5일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민이 “펜스 부통령이 9일 탈북민 5명과 간담회를 가질 것이라는 연락을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받았다”는 내용도 전했다. 

때문에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펜스 부통령의 탈북민 면담 행보를 이어가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펜스 대통령이 지난해 석방된 뒤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 씨를 데리고 오는 만큼 이번 방한에서 대북 압박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데일리NK에 “펜스 부통령이 탈북자 면담을 통해 북한의 비도덕성과 반인륜적 측면을 부각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정책이 핵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 부원장은 이어 “미국은 일련의 행보를 통해 한미 동맹은 굳건하며 핵을 포기하고 인권문제를 개선해야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우리 정부에도 탈북자 및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성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펜스 부통령이 동계올림픽 기간 중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남미를 순방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펜스 부통령이 북한인들과 만남을 모색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은 펜스 부통령과 북측 인사들 간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김영남과 만남이 불발된다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 한 대화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정부의 대표단 단장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펜스 부통령은 7일 일본을 방문한 이후 8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