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 회장-김정일 면담, 물건너 가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일정이 또 하루 연장되면서 이제는 김정일과의 면담 성사 여부조차 의심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10일, 2박 3일 일정으로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씨 억류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대 아산의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방북했다. 이후 유 씨는 13일 귀환했으나 현 회장의 귀환 날짜는 16일까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특히 16일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시어머니인 변중석 여사의 2주기 기일이라는 점도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김정일과 면담 자체가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도 제기된다. 현 회장은 앞서 14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 부장과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현 회장과 북측 사이에 ‘사전 입장 확인’은 이미 끝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의 입장은 확인했으나 서로가 주고 받을 내용에 대해서는 조율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더구나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는 ‘북한의 선(先) 핵포기 후 경제개발 지원’이라는 당초의 입장만 재확인 됐고, 또 17일부터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 군사 연습’이 시작된다. 북한 군부는 이미 15일 오전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는 우리식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현 회장이 뭔가 ‘큰 선물’을 약속하지 않는 한, 김정일이 현 회장과의 면담장에 극적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를 기대하기에는 배경 그림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 회장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김정일과 독대를 통해 공회전 중인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 아산은 금강산 피살사건과 북한의 12·1조치에 금강산·개성 관광길이 막혀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14일 현대아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올 상반기에 매출 526억4100만 원, 영업손실 193억2945만 원, 당기순손실 255억6568만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193억 원은 작년 영업적자 54억 원의 약 4배에 달한다.

또한 1년 넘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은 현재 조직 축소와 임금 삭감 등 비상경영체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 회장은 현재 6박 7일간 평양에 머물고 있다. 16일 귀환한다면 늦은 밤 시간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하루 더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