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국제기구에 백신 접종 시기와 관련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하는 백신 종류에 대해서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초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국제기구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국제백신 동맹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제공받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가비 뿐만 아니라 일부 유럽 국가 대사관에 백신 조달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이르면 올 1분기에 가비 산하의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저소득 국가에 코로나19 백신 일부를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이 가비를 통해 백신을 요청했다면 올봄부터 공급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비는 북한을 포함한 저소득 국가 86개국이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 왔으며 코백스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20%를 접종시킬 수 있는 분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선호하는 백신 종류에 대해서도 조만간 국제기구에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소식통은 “현재 (당국이) 국제기구에 요청할 백신 종류에 대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 특별히 남조선(한국)이 주로 선택한 백신이 어느 제조사의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북한도 우리 정부가 선택한 백신을 공급받게 되길 희망한다는 이야기다.
백신에 대한 부작용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했다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북한 고위 당국자들은 영국이나 독일 제약사에서 만든 백신을 선호했지만 그 외 제약사 제품이라 할지라도 한국이 구입한 백신이면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 당국은 우리 정부가 지원하는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등을 받을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남조선이 선택한 백신을 원한다는 것과 남조선이 제공하는 백신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이에 대한 검토는 이뤄진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기구에서 제공하는 백신 물량 이외에 부족분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체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의학적 효능에 관해서는 스스로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저렴한 가격에 중국이나 러시아산 백신을 수입해 올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들 국가의 백신에 대한 (당국의) 신뢰가 높지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