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3년부터 청진 특구화 계획 수립”

북한이 중국에 청진항 부두 3·4호 운영권을 30년간 넘김에 따라 청진시 경제특구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북한은 실제 2003년부터 청진시를 청진과 남청진, 두 개 지역으로 나눠 특구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2003년 당시 청진개방을 염두에 두고 도(道) 행정기관을 라남구역으로 옮기는 계획안이 마련됐다”면서 “현재 포항구역에 있는 도 당, 도 보안국, 김일성 동상 및 신암구역에 있는 도 인민인위원회를 옮길 부지선정과 건물 설계도까지 완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청진경제특구 계획은 청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수성천을 기준으로 수남구역과 그 이북지역인 포항·청암·신암구역 등 4개 구역을 개방지역으로 지정하고, 이남지역인 송평·라남구역은 남청진으로 묶어 개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소식통은 “개방된 후 몰라보게 발전한 나진 상황을 알고 있었던 청진 시민들은 2003년 당시 들뜬 분위기였다”면서 “송평·라남구역 주민들은 직장과 거주지를 개방 지역으로 미리 옮기려는 소동까지 벌어져, 보안기관이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고 상기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진은 군(郡)급 소규모 도시로, 주민 생활이 어려운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특히 계절풍이 강해 “나진 여자들은 치마를 입고 집 밖에 나서기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리적 환경도 불리했다.


그러나 나진이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도로와 살림집은 몰라 보게 달라졌다. 한 탈북자는 “마치 외국의 발전된 도시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빠르게 변모했다”고 소회했다. 나진 특구역 주민들은 1990년대 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타지역 친척들에게 식량이나 물자를 지원해주는 경제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청진항 개방에 이어 청진 경제특구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그 형식은 나진특구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청진항을 통해 유입될 물류와 외부정보 뿐 만아니라 청진지역의 시장화 수준을 고려할 때도 내륙과 경제특구를 분리시키는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진의 경우 경제특구를 추진할 당시 직장 구역을 벗어난 거주민들에 대해서는 거주이전를 명령했었다. 특히 교화소나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경제정치범의 직계가족, 친인척들, 그리고 행방불명자에 대해서도 지대 밖으로 이주토록 강제했다.


소식통은 “나진은 지역 전체를 철조망으로 둘러 육지 속의 섬과 같다”며 “특구 안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출입하는 고급 호텔과 도박장(카지노)에는 일반 주민들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진의 경우 조만간 남청진과 청진의 경계가 되는 수성천 다리에 세관이 들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구 세관은 통행자의 통행증명서 및 물품 반입출 확인작업을 담당하는 기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현지에서는 청진항 개방으로 인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 ‘하루 빨리 청진이 개방됐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외화벌이 단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인근 지역 경제발전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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