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경제지원 양자 동시추구”

▲ 14일 세종연구소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서울-워싱턴 포럼 ⓒ데일리NK

로버트 아인혼(Einhorn) 전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는 “북한은 가능한 오랫동안 핵무기 보유상태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며, 6자회담에서 나머지 5개국은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것이”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전 차관보는 세종연구소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07년 서울-워싱턴 포럼의 ‘6자회담-한반도 비핵화의 추구’ 주제발표에서 “북한은 아마도 핵보유와 경제지원 양쪽을 다 추구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아이혼 차관보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수출하면서 수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경제지원을 받고, 미국이나 일본과 관계정상화를 추구하면서 일정정도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에 비핵화 대가가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닫게 함으로써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걷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 “6자회담 5개국이 북한 핵 포기시 강력한 보상을 제공하고, 핵 보유시에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에 합의한다면 북한의 핵포기 의지를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13합의 이후 지금까지 (북핵문제 진전이)고무적인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2·13합의라는 상대적으로 값싼 방법으로 북한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6자회담을 통한 단계별 접근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켈리 “美, 북한 정권교체 추진한 적 없어”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강경파들이 북한의 제체변화를 추구해 북한 핵문제가 발생하게 됐다”며 미국 위협론을 먼저 문제삼았다. 또한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자신들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활용했다”며 군사적 활용론까지 제기했다.

그는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전체제 하에서 미국과 북한이 대립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서 한미동맹을 주제로 발표한 제임스 켈리(Kelly)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한국인들이 북한 핵문제에 위협을 느끼지 않고, 이를 단지 미국과 북한의 문제로 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자 심각한 실수”라고 말했다.

‘미국의 네오콘과 강경파들이 북한 체제교체 정책을 취하면서 북미 양국 간의 불신과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 켈리 전 장관은 “미국이 대북 체제교체를 정책으로 채택했던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6자회담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면서 “미국은 인내심을 갖고 유연성을 보여야 하고, 북한도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워싱턴 포럼은 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분야 전문가들의 민간 대화채널로, 세종연구소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해마다 양국에서 번갈아 포럼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