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산 ‘쿠쿠밥솥’이 富의 상징”

최근 북한 부유층에서 한국산 ‘쿠쿠(Cuckoo)전기압력 밥솥’ 소유 여부가 재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23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에서도 ‘쿠쿠 밥가마(밥솥)’가 인기가 있는가”라고 물으며 “요즘 장마당(시장)에서 ‘쿠쿠 밥가마’를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돈 있는 사람들은 ‘쿠쿠 밥가마’도 어떤 종류를 쓰는가에 따라서 그 집안의 재력을 평가한다”며 “중국산의 경우 조선돈 40~70만원(한화 12~23만원), 한국산의 경우 조선돈 80~120만원(한화 25~38만원)까지 하는 것도 있다. 농촌에서는 ‘쿠쿠 밥가마’가 한 개 값이면 집 몇 채를 살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한에서도 1980년대 초반 전기밥솥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한국의 관광객들이 경쟁이나 하듯 일명 ‘코끼리 밥솥’(일본산 ‘조지루시’)을 사들고 왔기 때문. 당시 우리 주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코끼리 밥솥’의 소유 여부는 유행을 넘어 빈부격차의 대명사로까지 여겨지기도 했다.

북한에서 말하는 ‘쿠쿠 밥가마’란 한국의 ‘전기압력밥솥’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실제 한국산 ‘쿠쿠(Cuckoo)’제품을 비롯해 중국산 압력밥솥도 모두 ‘쿠쿠 밥가마’라 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과 장사하는 조선족들이 압력밥솥을 모두 ‘쿠쿠’라고 부른다”며 “북한 주민들은 압력밥솥에서 증기가 새는 ‘쿠쿠’ 소리를 본 따서 중국 사람들이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쿠쿠’를 생산하고 있는 ‘(주)쿠쿠홈시스’의 마케팅팀 관계자는 “‘쿠쿠’라는 이름은, 요리를 뜻하는 쿡(cook)과 정확한 시간을 알리는 뻐꾸기(common cuckoo)의 합성어로 맛있는 밥을 기다리는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은 꿈도 못 꿀 비싼 가격이지만, 돈 많은 사람들과 간부들 집에는 ‘쿠쿠 밥가마’가 없는 집이 없다”면서 “요즘에는 돈 많은 집 자식들이 결혼 할 때 ‘쿠쿠 밥가마’가 필수”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는 보위지도원이나 당 간부들이 친척방문으로 중국에 가는 사람들에게 도강증(비자)을 떼어주는 대가로 ‘쿠쿠 밥가마’를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잘사는 사람들은 이미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지금은 누가 더 좋은 제품을 쓰는가가 경쟁인데 ‘쿠쿠 밥가마’같은 경우도 한국산을 쓰느냐, 중국산을 쓰느냐가 집안의 재력 정도를 나타내는 상징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 가면 한국산 ‘쿠쿠 밥가마’를 사려는 사람들이 중기장사(가전제품 장사)들에게 ‘한국 쿠쿠 가마 없습니까?’라고 물으며 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장마당 장사꾼들도 한국산 ‘쿠쿠 밥가마’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 한번쯤 다시 쳐다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산 ‘쿠쿠 밥가마’ 한 개 값이면 입쌀로 750kg, 강냉이(옥수수)로 2t을 살 수 있는 돈이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쿠쿠 밥가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에 피멍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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