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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평화재단이 주최한 ‘북한에 대한 오해와 진실-토대와 성분’ 주제의 전문가포럼에서 법륜 이사장은 “최근 토대와 성분이라는 것도 돈 앞에 흔들리는 조선시대 말기 신분사회의 모습을 북한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의 축적이 가능해지고 신분제도도 존재하는 북한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강조하며 “북한의 봉건성에 대한 개선 노력이 없는 남북간 교류협력은 혜택을 받아야 할 주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김병욱씨는 ‘북한사회에서 붉은 자본가 등장 가능성’이라는 발제를 통해 “일부 주민은 축적한 부를 밑천으로 고용을 하는 등 사(私)경제 활동을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자본가에 해당하는 ‘붉은 자본가’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 같은 환경에서 붉은 자본가는 핵심군중뿐 아니라 여타 군중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붉은 자본가의 음성적인 등장 가능성은 지금의 체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계급적 성분과 출신집안을 따지는 이른바 ‘토대와 성분’은 학교, 직장, 결혼 상대, 당원 자격 등 삶의 전반적인 선택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는 “탈북자에게 왜 탈북했느냐고 물어보면 토대와 성분 때문이라는 이유를 많이 든다”며 “토대와 성분은 북한 체제의 기본을 구성하는 근간인 동시에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김영림 씨는 “북한에서 간부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촌에서 8촌까지의 성분을 3~10인 이상 실명 확인을 받아 토대와 성분이 양호함을 증명해야 한다”며 “부모가 간부로 등용되면 세습화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증언했다.
김 씨는 “간부들은 명절 때마다 김정일로부터 선물을 받는데 신분에 따라 선물의 수준이 다르다”며 “간부들은 TV, 녹음기, 심지어 외화달러까지 받는다”고 덧붙였다.
탈북자 장영철 씨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직업을 선택할 때 스스로 결정하는데 정신적 혼란을 겪는다”며 “그 이유는 북한 체제가 주민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