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신 스마트폰 ‘철령 201’ 고유번호 조회해보니…

중국 선전시 회사 제조로 확인…외관 등은 오히려 화웨이 제품과 유사

북한 스마트폰 철령201 제품 상자.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올해 초 선보인 최신 스마트폰 ‘철령 201’의 고유번호를 입수해 조회한 결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있는 업체가 제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는 최근 ‘철령 201’의 고유번호가 적힌 사진을 입수해 단말기 국제 모바일기기 식별코드(IMEI)를 조회할 수 있는 웹사이트(imei24.com)에 입력했다. IMEI는 제조사 브랜드와 모델 번호(TAC), 단말기 시리얼 번호(SNR)로 구성된 스마트폰의 주민등록번호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통신장비 연구개발·생산·판매 회사인 ‘Shenzhen Oujia Electronic Technology’가 제조한 것으로 확인됐고, 세부 모델은 ‘Oujia 2019’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이 ‘철령 201’을 해당 회사에 주문해 제작하고 ‘Oujia 2019’의 IMEI 번호를 할당받았을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의 또 다른 스마트폰인 평양 2425, 2426, 2428의 IMEI는 중국, 예멘 등의 회사 제품으로 조회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최신 스마트폰 ‘평양 2426·2428’, 예멘 회사서 주문·생산?)

다만 사진상으로 비교한 ‘Oujia 2019’과 ‘철령 201’의 외형은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물방울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철령 201’은 음량조절과 전원 버튼이 모두 오른쪽에 있고 후면카메라는 중앙에 정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지만, ‘Oujia 2019’는 물방울 노치 디스플레이가 아닌 데다 음량조절과 전원 버튼이 각각 양쪽에 있고, 후면카메라 역시 직사각형 형태로 돼 있다.

이밖에 Oujia의 다른 제품들에서도 ‘철령 201’과 유사한 형태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좌측부터 철령 201 전면, 철령 201 후면, Oujia 2019 전면, Oujia 2019 후면, 화웨이 Huawei Mate 20 전후면. /사진=데일리NK, Oujia 홈페이지,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오히려 ‘철령 201’은 외형과 특성이 화웨이 제품인 ‘HUAWEI MATE 20 X 5G’와 비슷했다. 두 스마트폰은 모두 7.12인치 디스플레이에 물방울 노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으며, 해상도와 측면버튼 위치, 후면카메라 모듈 모양 등도 일치한다.

실제 앞서 북한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철령 201‘의 화면크기가 7.12인치, 해상도는 1080×2244라면서 축전지 방전 시간이 길고 사용하기가 아주 편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매체는 당시 배터리 용량을 밝히지 않았는데, 유사모델인 ‘HUAWEI MATE 20 X 5G’는 42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철령 201’은 화웨이에서 생산하고 IMEI 번호만 ‘Shenzhen Oujia Electronic Technology’로 등록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Huawei Mate 20’의 판매가가 ‘철령 201’보다 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현격한 성능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령201의 제조사가 ‘보통강새기술개발소’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제조사를 ‘통강새기술개발소’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데일리NK

한편, 통일의 메아리는 앞서 ‘철령 201’이 ‘통강새기술개발소’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사진 속 ‘철령 201’의 제품 상자에는 제조사가 ‘보통강새기술개발소’로 명기돼 있었다. 북한 매체가 관련 보도에 제조사 이름을 적시하며 맨 앞자리를 빠뜨리는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