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대 비료 공장인 흥남비료공장의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가동이 중단 되자 기업소 소속 노동자들은 원산-갈마 관광지구 등 건설 현장에 대거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흥남비료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지 6개월 정도 됐다”며 “몇 년 전부터 전기 및 원료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비료 생산이 차츰 줄더니 올 봄부터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안정한 전력 공급, 각종 원료의 부족, 설비의 노후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등이 흥남비료공장 생산 중단의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화학비료의 주 원료인 석유 수입이 대북제재로 금지된 것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비료 생산량은 소비량 대비 1/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농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비량은 연간 총 155만 톤 규모이지만 북한에서 생산하는 화학비료는 50만 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흥남비료공장에서 생산하는 비료는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보다 질이 좋은 편이라 농장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흥남에서 생산한 비료는 일반 협동농장이 아니라 군대로 우선 배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흥남비료 생산성과엔 누가 혜택?…“대부분 군대로 공급”)
그러나 올해는 예년의 비료 생산량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비료 부족이 올 농작물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협동농장들의 알곡 수확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도 못하다”면서 “비교 공급이 안된게 원인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비료 생산의 정상화를 위해 나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비료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대형 암모니아 합성탑을 설치하고 4,000마력의 압축기를 도입하는 등 생산 시설을 개건 및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제재로 각종 기계와 원료 수입이 중단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생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농업 분야 공무원 출신으로 비료 생산 사정에 밝은 한 탈북민은 “비료 생산을 정상화하려면 우선 석탄, 석유, 전기 등이 원만하게 보장돼야 하고 설비가 개조돼야 하는데 대북제재가 있는 현 상황에서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것”이라면서 “흥남비료공장 생산의 현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농업생산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한편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생산이 중단되자 소속 근로자들의 70%는 원산-갈마 관광기지 건설, 함흥-원산 고속도로 건설, 단천발전소 건설 등 각종 국가주도 건설 현장 또는 농촌 지원에 차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흥남비료연합기업소는 종업원이 1만 명이 넘는 특급 기업소인데 생산이 중단된 이후 대부분이 각종 노력(인력) 동원에 보내져 노동자들 불만이 많다”며 “흥남비료연합기업소 근로자들은 배급이 안정적이어서 입직을 원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모두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