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최근 북한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지상 사출 시험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이달 초부터 SLBM을 동해안 해군 전대에 실전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 잠수함은 아니지만 기존 재래식 잠수함에 잠항 기술을 탑재해 SLBM 실전배치를 앞당김으로써 가능한 빨리 대미 핵억지력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내부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5일부터 해군 4전대와 5전대에 수중간탄도로케트(SLBM)를 실전 배치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며 “각 전대의 가장 실력있는 수중함선 지휘관과 기술원, 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달 22일까지 간부 사업과 대렬(대열)조동 배치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무기의 전력 이동 및 배치는 끝났지만 현재 SLBM이 탑재된 잠수함을 운용하기 위한 병력을 새롭게 편제하고 교육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군 동해함대사령부 제4·5해군전대는 동해 작전수역의 잠수함전대들로 각각 함경남도 신포시 마양도와 함남 리원군 차호구에 기지를 두고 있다. 동해 남쪽에서 주한·주일 미군기지를 타격한다는 계획에 따라 잠수함 두 대를 모두 동해 해군 전대에 배치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과 일본을 사정권 안에 두는 것은 물론이고 기습적으로 미군을 타격할 수 있다는 대미 압박을 표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진수된 잠수함 두 대는 2800톤급으로 수중간탄도로케트를 3발씩 탑재할 수 있다”며 “공기불요장치체계(AIP)를 탑재해 잠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SLBM 한 발에 탄두 5기씩 장착이 가능하도록 핵무기의 소형화 및 경량화에도 기술력을 집중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부에선 이번에 실전배치된 SLBM을 ‘북극성-3호’로 일컫고 있다. 기존 북극성-3형이 가지고 있었던 잠수함과 발사체의 결합 능력, 콜드런치(Cold Launch)기술 그리고 공기불요추진기술(AIP)이 보완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극성-3형은 잠수함과의 결합에서 결함을 나타내 지난해 10월 잠수함이 아닌 바지선에서 사출 시험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번에 실전배치된 SLBM의 타격 목표가 괌, 하와이 또는 미국 본토가 아닌 것은 잠항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은 “공기불요추진체계가 탑재되면서 태평양까지 나갈 수는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왕복이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이번 잠수함은 철저히 동남해 주한·주일 미군기지용”이라고 말했다.
잠항 기간이 거의 무한대인 핵잠수함은 태평양까지 잠수함을 끌고 나가 미국 본토를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핵잠수함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AIP를 이용해 최대 1주일까지 잠항을 가능케 함으로써 SLBM의 실전배치를 서둘렀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이 3000톤급 핵추진잠수함에 북극성의 완성형을 탑재한다면 군사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 즉,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한은 핵추진잠수함의 개발 완료를 2022년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靑, 미사일 위협 아니라는데…北 “2022년까지 핵추진잠수함 완성”)
한편 SLBM의 실전배치가 계획보다 앞당겨진 가운데, 북한 군 내부에서는 곧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현재 건조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의 수중 사출 시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지난해 7월 잠수함 건조 상황을 시찰했을 때 김 위원장은 “적들의 반공화국압살제재 책동에도 굴함없이 핵 다탄두 장착 가능 무기체계를 완성해서 우리 인민의 힘을 과시하고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1년 후 다시 찾아오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수님의 잠수함 건조 시찰 1주년이 되는 올 7월에서 당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 사이에 발사 시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위)의 지시만 떨어지면 언제든 실행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