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中과 과학기술 교류 늘듯

▲ 北 최고인민회의 11기 1차회의 ⓒ 연합뉴스

▲ 北 최고인민회의 11기 1차회의 ⓒ 연합뉴스

노동신문 12일자는 최고인민회의 제11기 4차 회의가 4월 11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국회의사당에 해당)에서 개막되었다고 전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최태복 의장 등 등록된 대의원 687명 중 595명이 참가했고, 김정일은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의 안건은 ▲작년 사업정형과 올해 과업에 대하여 ▲지난해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올해 국가예산에 대하여▲ 과학기술발전을 다그쳐 강성대국 건설을 힘있게 추동할 데 대하여가 토의되었다.

관심사로 되었던 개혁개방과 관련한 ‘중대발표’는 없었고, 경제제재와 핵문제와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 다만 과학기술 발전과 해외시장 진출 등을 밝힌 것으로 보아 북한이 올해 식량문제와 경제회생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작년 대비 수입 7.1%, 지출 3%가 증가한 4천197억원(북한 원화, 약 29억3천500만 달러)으로, 국방예산도 작년 대비 15.9%로 책정되었다.

과학기술 발전 중장기 계획

핵심안건으로 토론된 과학기술 발전은 북한이 향후 과학분야에서 어떤 전략을 펴나갈지 시사하는 바 크다. 경제 회생을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생산력과 생산수단의 현대화를 중시하려는 북한 지도부의 의도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노동당 과학 교육담당비서인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토론에서 과학기술발전 5개년 수립(2008∼2012년)과 2022년까지 과학기술발전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정보기술(IT)의 발전, 생명기술(BT) 발전을 통한 우량품종 개발, 나노기술(NT)를 통한 소재산업 발전과 우주과학과 해양과학, 기초과학분야에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중국과의 과학기술 교류에 힘을 넣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대규모 디지털 단지인 광저우(廣州)와 선전(深圳) 일대를 방문한 김정일의 중국 방문과 장성택 부부장의 방중 이후 소집된 회의로 중국의 과학발전에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최근 김책공업대학에 중국어 열풍이 부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경제회생 실현 가능성은 낮아

박봉주 총리는 “해외동포 상공인들과 다른 나라 기업들과의 합영∙합작을 실현하며, 대외경제협조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경제회생의 출로를 외부에서 찾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올해 예산은 작년 대비 국방 15.9%, 농업 12.2%, 금속∙석탄∙전력산업 지출 9.6%, 과학기술발전 3.1%씩 늘여 잡았다. 하지만 박 총리가 토론한대로 경제전략을 밀어붙일지가 의문이다.

이유는 국방비가 15.9%로 발표됐지만, 실제 군비는 그 이상을 초과한다. 또 몇 만 달러의 외화가 없어 외국과의 경제합작에 사인을 못하는 총리의 권한제한 때문에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개혁개방과 관련된 특별법이 발표될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갔지만, 북한이 ‘신의주 특구법’ 발표 때와 같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으로 발표하는 전례로 보아 경제개방 의지가 아주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