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비난 사흘 걸린 이유

북한이 남측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사흘 만에 최고존엄(김정일)에 대한 우롱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27일 새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최고 존엄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 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이번 망동을 절대로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대남 비난 성명과 비교해 뚜렷한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 또한 남측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퍼부을 수 있는 대화록 공개에 대해 사흘간 침묵한 점도 의문점이다. 북한매체들은 최근까지 ‘국가정보원의 대선 의혹’에 초점을 맞춰왔다. 


조평통 대변인 성명은  “도대체 ‘수뇌상봉’, ‘정상외교’의 진정성을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발했지만, 북한 역시 비밀접촉 내용을 폭로했던 원죄가 있기 때문인지 발언 수위를 두고 고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을 타진해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했던 2011년 5월 비밀접촉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2011년 6월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 형태로 대화 내용을 공개해 ‘돈봉투를 줬다’, ‘남측이 양보를 애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정일의 발언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 문제가 될만한 것은 없었는지 수차례 반복해서 검토한 후 대남비난에 대한 김정은의 승인까지 사흘이 걸렸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최근 격(格) 문제로 남북대화가 무산됐지만, 이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중국에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대화도 환영한다”며 대화 의지를 피력한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개입을 주저했을 가능성도 있다.


공개된 대화록에는 사실 북한을 자극할 만한 요인은 특별히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탁을 하고, 김양건이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거부를 하다가 김정일이 전격 결단을 내리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또한 김정일이 곳곳에서 거드름을 떨고 한미동맹을 대놓고 비난하는 내용도 있다.


때문에 북한이 대화록 자체에는 크게 민감하지 않은 대신, 향후 정상회담 등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