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 차인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과 체제에 대한 자신감 제고로 영향력이 다소 약화된 장성택이 체육 및 외화벌이 분야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집권 초기 대내외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장성택의 의견을 자주 경청했던 김정은이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중국 단둥(丹東) 지역서 체류하고 있는 평양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경제개혁과 각종 국가 건설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앙당이 최근 외화벌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런 외화벌이는 현재 장성택이 총괄 지휘하고 그 아래 오극렬이 실무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집권 2년이 넘어가고 주요 결정을 혼자 결정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장성택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장성택이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 일을 하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론 장성택이 외화벌이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장성택이) 원수님 눈 밖에 나 견책이나 문책을 받아 외화벌이나 체육 분야에만 주력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주요 정책 과정에서 장성택이 미치는 영향력이 약해진 것은 틀림없다”면서 “원수님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횟수가 줄어들고 장성택이 외화벌이에 집중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영향력도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식통은 “현재 중앙에서 추진 중인 국가적 사업과 경제개혁은 대부분 외화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장성택이 이와 관련 분야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실질적으로 담당해온 장성택의 역할을 봤을 때도 경제개혁과 국가건설에 필요한 외화벌이에 장성택이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각 고위 간부 출신 탈북자도 “남한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장성택이 힘이 없다. 남한 언론들이 2인자, 실권자라고 높여 준거지, 장성택이 김정은의 고모부이기는 하지만 실권은 없다”면서 “외화벌이라는 게 중국 회사들을 대상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하고 장성택은 외화벌이를 총괄 지휘하는 일을 맡아서 하는데, 그만큼 힘이 없으니까 외화벌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극렬에 대해 소식통은 “지난 7월 27일 전승절 때 오극렬이 중국의 북경, 상해, 단동에 있는 우리(북한)의 각 무역대표와 외화벌이 일꾼들을 평양에 소집해 외화벌이 총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면서 “벌어들인 외화 실적이 시원치 않은 사람은 좌천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시 오극렬은 각 외화벌이 사업자들이 각자가 수단과 능력을 총 발휘해 어떻게 해서든 중국에서 태양열 전지 공장을 유치해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투자를 유치해 오는 사람에게 공장 지배인 자리를 준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위 탈북자는 “오극렬은 중앙당 작전부장 시절부터 외화벌이에 관여했고 군의 요직도 거쳤지만 주되게 중앙당 외화벌이 일을 해왔다”면서 “특히 오극렬이 북한군의 후방 군수 분야에도 오랫동안 관여해왔기 때문에 군수품 관련 외화벌이를 주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7일 노동신문에 장성택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 일본 참의원을 만났다는 소식글이 나왔는데 장성택은 사진 한 장 없이 초라하게 나왔다. 과거 장성택 영향력이었다면 하나라도 넣어줄 만한데 나오지 않았다”면서 “장성택이 한국 사회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부에서의 지위가 제한적인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어 정 연구위원은 “고(故) 황장엽 전(前) 노동당 비서는 ‘김정일이 장성택을 절대로 당 비서를 시키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 이는 김정일 시대부터 견제를 받아 온 것이다”면서 “장성택이 당 행정부장직에 해임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정부 당국에서도 장성택 해임설을 사실상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행정부장직을 그만두면 아무래도 파워는 약해질 수밖에 없고 현재는 체육 분야와 외화벌이를 주로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성택이 행정부장을 하면서 국가 공안기관 외화벌이뿐 아니라 황금평 개발 관련 북중 협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외화벌이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